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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응급수술 안하고 환자 종병 보낸 대학병원 '승(勝)'
환자 "방치하다 수술능력 없는 곳 전원" 소송 vs 법원 "사인 직접 원인 아닌 등 책임 없어"
[ 2017년 01월 04일 06시 28분 ]

지난 해 '2세 중증외상소아 사망사건'으로 응급의료체계의 구멍이 드러난 가운데, 3차 의료기관인 대학병원이 응급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12시간 만에 하급 의료기관인 종합병원에 전원해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전원 결정이 환자 장애 및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면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고등법원 제17민사부(부장판사 이창형)는 망인 A씨의 아버지가 J대학교병원과 K병원 원장, S병원 원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추락해 J대병원 응급실에 이송됐다. 일반외과, 구강악안면외과, 안과, 정형외과 의료진이 각 임상과 별로 검사를 시행한 결과 비장파열와 다발성 하지골절, 우측 상완부 간부 골절 등으로 진단됐다.


의료진은 수액과 수혈 처치를 하고 양쪽 다리와 오른쪽 팔을 부목으로 고정했다. 수술 일정 상 응급수술이 어렵자 A씨를 K병원으로 전원조치하기로 했다. A씨가 J병원에 이송된 지 12시간여가 지난 후였다.


A씨가 이송된 K병원은 정형외과전문의 1명을 고용하고 있었고, J병원으로부터 4시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다.  K병원은 몇 가지 검사를 한 후 곧바로 수술을 시행했다. 입원치료 중 농양배양검사를 한 결과 장내 세균이 확인됐다.


A씨는 K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다가 S병원으로 옮겨갔다. 의료진은 다발성 골절과 골절수술 후 진행된 골수염, 신경 손상, 관절 강직, 조직 괴사 및 핀 주위 염증과 이원으로 진단했다.

좌특 대퇴골 골수염, 우측 대퇴골 각 변형에 대해 감염 및 괴사된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 등을 한 후 10개월 동안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완치되지는 않았다. 세균배양검사에서 녹농균도 확인됐다.


A씨는 패혈증에 대한 전신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료진 권유에 따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겼다. 3년여 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장애가 남자 앞선 세 병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1,2심 소송을 진행하던 중 사망했다.


A씨 아버지는 "J대병원은 12시간 동안 치료를 거부한 것도 모자라 수술 할 능력이 없는 하급 기관으로 전원한 잘못이 있다"며 "3억4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병원 사정 때문에 12시간이 지난 후 K병원으로 전원된 사실은 인정되나 응급처치가 이뤄졌다"며 "수술이 필요한 다발성 골절상 외에 안와골 골절, 비장파열은 향후 경과관찰이 필요하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었기때문에 다른 환자보다 우선해 수술을 했어야 하는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J병원에서 수술이 어려워 전원이 필요했다면 3차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데 하급 기관으로 전원하기로 한 결정에 다소 의문이 든다"면서도 "A씨의 장애 및 사망에 대한 다른 두 병원 의료진의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J병원에 잘못이 있더라도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A씨 아버지는 K병원과 S병원에도 각각 3억4000만원을 배상할 것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의료진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엘레베이터 없이 들것으로 환자를 이동해야 하고, 협진할 전문의도 없었다면 K병원은 환자를 상급병원으로 전원했어야 했는데 수술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또한 "S병원 의료진이 만성골수염에 대한 충분한 변연절제술 및 창상세척을 하지 않아 아들이 8개월 이상 입원진료를 받았는데도 수술 부위 감염이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K병원 내원 당시 이미 창상 부위가 오염돼 응급수술이 필요했고, 전문 보조 의료인력이 있었는지 알 수 없긴 하지만 의사 6명, 간호사 11명이 근무하는 병원이기 때문에 수술을 무리하게 감행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S병원에 대해선 "죽은 괴사조직이 완전히 절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완치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지만 경험이 많은 정형외과의사라도 위험부담이 큰 광범위 괴사조직 제거를 주저하는 경향이 있고, 수술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한편, 내년 3월부턴 중증응급환자가 발생하면 해당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책임지고 치료를 하는 게 원칙이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응급의료 제도 개선 추진계획’을 지난 해 27일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전국 31개 권역응급센터는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재난 상황으로 의료진이 부족한 경우, 환자·보호자가 이송을 요구한 경우를 제외하고 환자를 의무적으로 책임 치료해야한다.

김성미기자 ksm674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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