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사회 보건의료분야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이른바 의료계의 ‘정책 세력화’를 이룰 발판이 마련될 지 주목된다.
대한의사협회가 새해 정유년과 함께 KMA POLICY 출범 ‘닻’을 띄웠다. KMA POLICY 특별위원회(위원장 김영완)는 8일 의협 3층 대회의실에서 출범식을 가지고 향후 복안을 밝혔다.
지난 2015년 정기대의원총회 이후 KMA POLICY 정립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2016년 정기대의원총회와 임시대의원총회를 통해 특별위원회로 결정된 후 공식적으로 발걸음을 뗀 것이다.
임수흠 대의원회 의장은 이날 “집행부가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반대로 나오는 등 입장이 제대로 통일이 되지 않다 보니 신뢰감을 확보하기 어려웠다”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각 지역, 지역이 포함된 위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수렴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의사협회의 경우 대의원회의 의결 사항, 의료 윤리, 정관 등 내부관리, 수임사항 등을 POLICY라는 형태로 만들어 공표하고 있다.
그들의 보건의료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전체 회원의 권익을 효율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임 의장은 “KMA POLICY도 보다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정책 일관성과 객관성을 유지함으로써 대외 신뢰도와 위상 제고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관성 있고 통일된 POLICY 표방을 통한 대외적 위상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의견 수렴 등 일치된 방향으로 차근차근 보완"
의료와 관련된 정책, 윤리, 의학, 건강보험제도 등 모든 이슈를 망라해 의협의 공식 입장을 결정하고 표명하기 위한 것이지만 의견 수렴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란 게 전반적 분위기다.
신창록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이사는 “대표적으로 비대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이 의협 집행부와 대의원회 간 불협화음 때문에 운영에 있어 상당한 지장이 있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신 이사는 “의료계 내 모든 정책을 망라해 실제로 일하는 주축은 집행부인데 KMA POLICY가 본격 가동되면 갈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집행부와 위원회, 대의원회가 일치단결해 한 방향으로 나가야 하지 않는가”라
고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예산 집행 문제도 배제할 수 없다. 신 이사는 “정책을 통한 정치화를 이루려면 통일된 의견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또 이번 정책이 유명무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임 의장은 “의료계 안팎을 둘러싼 사안도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고 오해도 받을 수 있는 이 제도를 왜 하냐는 의구심을 내는 목소리도 많지만 누군가는 시작을 해야한다”고 힘줘 말했다.
임 의장은 “우여곡절 끝에 출범을 시킨 이유도 쉽지 않은 일이 산적해 있지만 하나씩 만들어가겠다는 목표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출범식을 계기로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KMA POLICY 특별위원회가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기초를 튼튼히 세우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김영완 위원장은 “협회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의 일관성, 통일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입장, 의료윤리, 전문가 단체의 조직관리 등 합리적인 의사결정과정을 거쳐 결정된 KMA POLICY는 협회과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데 참고해야 하는 이정표와 다름없다"고 중요성을 피력했다.
다만, 김홍식 위원은 "사회적인 영향이 미미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사회적 인식 등을 고민하고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예컨대, 원격의료, 전문가감시제 등에만 집중하다 보면 사안마다 입장을 피력하는 성명서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김 위원은 "미래지향적으로 수가지불제도 및 민간보험, 의료시장 개방 등 의료계를 둘러싼 현안에 대해서도 의협의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하는 등 다각도로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