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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시대 '헬스케어 스타트업’ 미래 도전
뷰노코리아 정환보 이사·눔 코리아 정수덕 총괄이사
[ 2017년 01월 10일 12시 24분 ]

최근 청장년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퇴사학교.’ 삼성전자를 다니다 4년 만에 퇴사한 장수한 씨가 젊은 직장인들을 위해 설립한 대안학교다. 퇴사를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퇴사를 하고도 ‘잘 살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도록 돕는다. 의대에 진학해 정해진 길 대신 또는 굵직한 대기업을 다니다 ‘헬스케어’ 분야에 도전장을 던진 사람들이 있다.

뷰노코리아의 정환보 의사와 눔 코리아의 정수덕 총괄이사를  만나봤다.

■레지던트 대신 스타트업 투신-‘뷰노코리아’ 정환보이사

‘의대생-인턴-레지던트-전문의.’ 보통의 의과대학 학생들이 걷는 길이라지만 선로를 살짝 튼 이들도 있다. 

딥러닝 스타트업 ‘뷰노코리아’에 재직 중인 의사 정환보 씨는 지난 2013년 2월 중앙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인턴을 거쳐 신경외과 레지던트 1년차에 그만뒀다.

그는 “레지던트 때 번아웃(Burn-out)이 왔다. 환자를 치료한다고 했는데 신경외과 특성 상 경과가 크게 좋아지지도 않으면서 묘한 감정이 밀려들었고 앞으로 의사의 길을 어떻게 가야할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연세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의료법의료윤리학 협동과정을 공부하면서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기술’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스타트업들을 찾기 시작했고 우연히 뷰노에 대해 알게 돼 2015년 지원서를 냈다”고 밝혔다.

2014년 12월 설립된 뷰노코리아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유망기술 딥러닝, 기계학습 기술을 이용한 의료용 소프트웨어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질병 종류, 진행 상황 등이 다양해 전문의가 CT·MRI 등으로도 쉽게 판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를 딥러닝 기술로 해결해 진단의 객관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다.

뷰노코리아 이예하 대표, 김현준 CSO(전략총괄이사), 정규환 CTO(최고기술경영자) 창업멤버는 모두 삼성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 출신이다. 12명의 직원 중 삼성과 LG를 다니다가 퇴사 후 뷰노에 입사한 직원이 절반을 넘는다. 

뷰노에서 그의 역할은 소프트웨어 개발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의사로서 조언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all-round player)라고 할 수 있다.

정씨가 하고 있는 일을 자세히 듣고 싶었지만 “대부분 진행 단계라 세세한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 하나는 코이카(KOICA)의 CTS(Creative Technology Solution) 프로그램이다. 개발도상국의 성매개 감염병을 인공지능으로 진단하는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 기술 프로젝트를 아이템으로 제출해 현재 심사 단계에 있다.
 

투잡맨이지만 저녁엔 의사로서 ‘사명감’충실

그에게는 뷰노 의사 외에 또 다른 직책이 하나 더 있다. ‘상계백병원 호스피탈리스트’다. 낮에는 뷰노 의사로 일하고, 병원에서 환자를 보며 밤을 지샌다. 사실상 레지던트 때보다 더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호스피탈리스트는 ‘업(業)’으로 하는 것”이라는 말이 돌아왔다.

정 씨는“스타트업에서 일한다고 환자 보는 것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실제 환자를 보면서 얻는 아이디어도 상당하다”고 밝혔다.

‘레지던트의 길을 가지 않은데 대한 후회는 없느냐’는 물음에 “물론 후회 할 때도 있다. 전공과목이 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고 그는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회보다는 도전을 즐기고 있는 그다.

정 씨는 “지금도 앞이 잘 안 보이는 상황이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에서 더 좋다. 의사는 무얼하든 밥은 먹고 살 수 있다. 새로운 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으로부터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큰 시류 안에서 의사로서 고민하고 또 앞장서서 제시하고 싶다는 목표를 품게 됐다”며 “미래에는 인공지능을 개발한 의사가 노벨상을 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삼성맨의 선택, 눔 코리아 정수덕 총괄이사

모바일 헬스케어 스타트업 눔(NOOM) 코리아  정수덕 총괄이사는 지난 2013년 11월부터 눔에 몸담았다.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MIT에서 시스템공학 석사를 마친 뒤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미래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경험에 대한 갈증을 느끼던 중에 떠난 뉴욕 출장길에서 그는 눔 창업자인 정세주 대표를 만났다. 30분정도 짧은 만남 뒤 그는 4년간의 직장 생활을 접고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물론 회사의 만류도 있었고 부모님을 설득하는 시간도 꽤 걸렸다.

선망의 직장 삼성전자를 다니다가 퇴사를 결심한 이유는 뭘까.

정수덕 이사는 “신사업부에서 일하면서 유능하고 똑똑한 삼성전자 임원들이 새로운 사업에 관한 의사결정을 할 때 어려워하는 모습을 봤다. 기업에서는 본인이 주어진 틀 안에서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경험은 많이 할 수 있는 반면, 정말 새로운 게 나왔을 때 그에 맞는 ‘새로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 미래전략실이 그룹의 큰 방향을 결정하고 나면 계열사나 임원들은 그 사업방향에 맞춰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혁신 속도는 빨라질 것이고 정말로 새로운 것들이 ‘툭툭’ 튀어나올 거”라며 “과연 그냥 열심히 회사 생활을 한다고 해서 변화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인지, 훗날 큰 책임이 부여되는 직책을 맡거나 회사의 리더가 됐을 때 큰 변화의 파도에 잘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정 씨는 “기술의 혁신을 ‘날 것’으로 부딪혀 볼 수 있는 경험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헬스케어’가 맞겠다”고 판단했다.

그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근무시간에 있어서는 유연성이 발휘되는 선진적인 회사다. 다만 보안이 중요한 만큼 회사 밖에서 일하는 것은 용이하지 않다.

비교하자면 스타트업에서는 시간과 장소를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다. 구글을 통해 어디서든 일할 수 있으니 업무 효율이 떨어지면 밖에 나가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해 머리를 식힌 뒤 일을 더해 근무시간을 채우면 되는 식이다.

단 스타트업이 스트레스 청정구역일 거라는 착각은 금물이다. 그는 “대기업처럼 안정적이지 않아 회사에 돌발적인 이슈나 비즈니스 모델에 문제가 생길 때 시쳇말로 ‘멘붕(멘탈붕괴)’이 올 때도 있다”고 표현했다.
 

‘그래도 후회는 안한다’는 말에 힘이 실렸다.

그는 “요즘은 여러모로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인공지능이 우리 눈앞에 등장했다. 대기업은 프로세스가 정해진 것이고 사실 리니어(linear·선형적)한 일을 하는 게 굉장히 많다. 언젠가는 인공지능한테 대체될지 모르는 스킬을 스스로 키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큰 곳을 가야 큰 배움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헬스케어는 점점 큰 화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웬만한 나라들은 ‘먹고 사는 것’에서 더 나아가 ‘건강하고 즐겁게 오래 사는 문제’를 논하고 있고 이에 따라 헬스케어도 아픈 뒤 치료하는 소위 ‘SICK-CARE’에서 예방의학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말하자면 삶에서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기반으로 건강관리를 해주는 것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정 씨는 “헬스케어의 전망은 밝다. 전세계에서 헬스케어 산업에 많은 돈이 모이고 있다. 화이자·사노피·바이엘 등 글로벌 제약 회사들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 바이오 벤처의 M&A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지 않느냐”며 “많은 기업들이 비전으로 보고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 자체도 빠르게 커가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크게 성장했고 성공 케이스가 하나 둘씩 나오면서 산업 자체가 발전하고 있다”며 “연관 산업으로부터의 높은 관심도 그 근거”라고 덧붙였다.

실제, 눔(NOOM)도 가시적인 성과를 하나 둘씩 내고 있다. 눔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미국 질병관리본부격인 CDC의 당뇨 예방 프로그램(DPP?Diabetes Prevention Program)의 모바일 솔루션으로 최초 인가받았다.
정 이사는 “2018년부터는 수익을 창출하는 ‘캐시카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공보험 메디케어가 2018년부터 당뇨예방프로그램에 대한 비용을 공식 환급해주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제대로 이수해 목표치인 ‘5% 체중감량’을 달성하면 1인당 2년에 걸쳐서 630불(한화로 약 73만원)까지 주는 식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도 성장하고 있다.

그는 “대기업에 있을 때는 큰 조직의 일원으로서 주어진 일에만 집중했다면 지금은 시야가 넓어졌다”며 “사회, 정치적 아젠다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회사가 사회 안에서 어떤 위치와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시각이 커진 것 같다”고 했다.

또 “많은 직원들의 의욕을 어떻게 하면 고취시키고 비전을 찾아줄지에 대한 리더십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이해력이나 설득력 등 소프트한 스킬 면에서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회고했다.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 자극이 될 만한 말도 남겼다.

그는 “내가 현재 있는 조직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이 선형적인지 아닌지, 경험할 수 있는 범위가 얼마나 되는지를 고민하면 될 것 같다. 조직이 크다보면 역할이 세분화돼있어 경험의 폭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이제는 다양한 것을 엮는 사람이 앞으로 가치를 발할 것”이라며 “경험의 폭이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 “인생은 생각보다 짧고 시간은 생각보다 더 빨리 간다”며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도전해보고 깨져보시라. 깨져볼 수 있는 게 젊음의 특권”이라고 덧붙였다.

윤영채기자 ycyun95@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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