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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메디슨 섣부른 인공지능 마케팅 '눈살'
허가사항 없는 문구 활용 공격적 홍보, "교묘한 법망 피하기" 지적
[ 2017년 01월 11일 06시 51분 ]

[단독]인공지능(AI) 열풍에 편승한 삼성메디슨의 마케팅에 제동이 걸렸다. 이목 집중에는 성공했지만 현행법 위반 소지 우려가 있는 만큼 관련 마케팅을 철회키로 했다. 

삼성메디슨은 지난 해 5월 25일부터 삼성그룹 공식 블로그인 ‘삼성 뉴스룸’에 초음파 진단기기 'RS80A' 제품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당시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으로 국내에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던 때다. 


‘초음파 활용 유방 병변 진단 분야 세계 최초 딥러닝 알고리즘 적용’이라는 문구로 세간의 이목을 받았다.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첫 초음파 진단기기라는 게 핵심이었다. 

경쟁 기업에 한 발 앞선 발 빠른 행보였지만 삼성의 설명대로 세계 최초의 딥러닝 적용 기기라고 홍보한 부분은 논란을 일으켰다. 제품 허가 사항에는 딥러닝 기술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1월10일 세계 최초 유방 병변 진단 분야 딥러닝 기술 접목 'RS80A'에 관한 '삼성 뉴스룸' 홍보 글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삼성메디슨에 따르면 초음파 RS80A에 대한 허가 내용에는 ‘S디텍트(S-Detect)’ 기능만 있을 뿐 딥러닝 알고리즘 접목에 대한 설명은 없다.


삼성메디슨은 2014년 첫 허가를 받은 RS80A에 S디텍트 모듈을 추가한 후 지난 해 3월 30일 허가를 갱신했다. S디텍트 기능을 탑재해 기존 장비의 성능을 개선한 것이다.

S디텍트는 한 번의 클릭으로 유방 병변의 특성과 악성 또는 양성 여부를 제시해 주는 기능이다. 1만개에 이르는 유방조직 진단 사례가 수집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병변 특성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제시해 사용자의 최종 진단을 돕는다.


특히 ▲병변 경계 지정 ▲선택 부위 조직적 특성 추출 ▲악성∙양성 판정 단계 등 진단과정 전반에 걸쳐 딥러닝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기존보다 정확도를 높였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지만 이 내용을 허가 갱신 내용에 반영하지 않았다.


물론 S디텍트 기능 추가에 대한 허가는 받은 상태기 때문에 판매는 가능하다. 식약처 관계자는 “딥러닝 내용이 담기지는 않았다. 허가 갱신 시 추가기능을 적시할 뿐 세계 최초라거나, 적용 기술에 대해 구체적 설명을 요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허가 받지 않은 내용을 광고할 수 있는 지 여부다. 삼성은 불특정 다수가 접근할 수 있는 공식 홍보 블로그에 딥러닝 알고리즘 기술을 접목해 세계 최초로 유방 병변 진단에 활용했다고 알렸다.


블로그 게시글 외에 식약처 심의를 거친 의료기기 제품 광고 내용에는 ‘세계 최초’, ‘딥러닝 알고리즘’ 내용이 빠져 있어 행정처분 대상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업체 간 치열한 기술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는 홍보 문구는 제품 선택을 좌우할 수 있는 요소다.

법 위반 소지는 피해가면서도 인공지능 마케팅 효과를 꾀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삼성메디슨 제품이 세계 최초로 빅데이터 기술이 적용된 게 맞느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RS80A는 가장 큰 시장인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받지 않은 상태다. 실제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게 맞는 지, 세계 최초 사례인지도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유방 병변 진단 분야에서 최초가 맞다”며 “S디텍트 기능 설명에 딥러닝 알고리즘 적용 내용은 없어 '접목했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메디슨은 데일리메디 취재가 시작된 후 식약처가 해당 게시글이 허위 또는 과장광고에 해당하는 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가자 문제가 된다면 블로그 홍보글에 대한 조치를 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삼성 측에 확인한 결과 S디텍트 모듈에 딥러닝 알고리즘 기술이 적용된 것은 맞지만 허가사항에 반영해야 하는 지 여부를 몰라 관련 내용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허가 사항에 반영하고, 홍보 글은 곧 조치할 것으로 전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RS80A는 국내를 비롯해 유럽, 중동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북미∙남미∙중국∙러시아 시장에서는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재 딥러닝을 접목한 갑상선 병변 진단 기능 'S-Detect for Thyroid'를 개발하고 있다. 

김성미기자 ksm674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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