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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불임수술 요청 내용이 담긴 수술청약서를 확인하지 않고 제왕절개수술만 해버린 산부인과 의사들이 태어난 아이의 양육비를 부담하게 됐다.
의사들이 계약을 위반해 환자가 추가적인 경제 부담을 지게 된 만큼 그에 따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면서다.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부장판사 성기문)는 최근 A씨 부부가 B산부인과의원 원장과 소속 전문의 C씨, D화재보험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B의원 측과 D보험사가 분담해 "7148만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셋째 아이를 임신한 A씨는 2012년 5월 10일부터 B의원에서 정기적으로 임신 및 태아와 관련한 진단과 검사를 받았다. 7개월여가 됐을 무렵 조산 증상이 있어 B의원에 입원해 제왕절개수술을 받고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수술을 받기 전 셋째 이후 더 이상 아이를 낳기를 원치 않았던 A씨는 간호사에게 불임수술을 요청했다. 간호사 안내에 따라 청약서에 '불임수술을 원합니다'라고 자필로 기재한 후 서명했다. 남편도 그 위에 자필로 서명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A씨는 넷째 아이를 임신해 다른 병원에서 제왕절개로 남자아이를 낳았다. B의원 산부인과 의사들이 수술청약서와 다르게 불임수술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불임수술이 이뤄졌다고 믿었던 A씨 부부는 B의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2014년 말부터 준비했던 네일아트 가게 창업 무산에 따른 수입 손해, 양육비, 진료 및 수술비, 정신적 위자료 등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B의원 측은 "불임수술을 신청 받은 간호사가 의사들에게 해당 사실을 전달하지 않아 불임수술 계약 성립 여부를 알지 못하고 있었으므로 과실이 없다"며 맞섰다.
1,2심은 모두 A씨 부부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수술청약서에는 A씨 부부의 불임수술에 관한 것 외에도 수술 경력, 복용 중인 약의 유무, 약물에 대한 알레르기 여부 등 수술 전(前) 의사들이 알아야 사항이 기재돼 있다”면서 “이를 확인할 의무를 다하지 않고 제왕절개 수술만 하고 불임수술을 시행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치 않은 임신으로 태어난 아이를 부양하는 과정에서 A씨 부부가 추가적으로 지게 되는 경제적 부담은 불임시술 계약 불이행으로 인한 통상적인 손해에 해당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며 “수술비와 위자료, 일실수입 외에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의 양육비 상당액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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