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인이 의료기관에서 명찰을 달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받는 일명 ‘명찰법’이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의료계 내에서도 의견이 일부 엇갈린다.
그 간 발생했던 불미스러운 일을 막으려면 명찰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대한성형외과의사회와는 대조적으로 의료계 내에서는 타 직종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발감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정부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3월부터 모든 의료인, 간호조무사 및 의료기사 등이 명찰을 착용토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1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하지만 의료계 반발이 거센데다 세부안을 확정짓기에는 이견이 많아 유예키로 한 상황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장은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등에게 이름과 면허종류 또는 자격종류 등이 기재된 명찰을 달도록 지시, 감독해야 한다.
26일 대한평의사회(대표 이동욱)는 “명찰을 달지 않으면 처벌하는 ‘명찰 착용 의무화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평의사회는 “사칭 범죄 피해가 많은 경찰, 국회의원, 공무원조차도 명찰 착용을 강제화하거나 명찰 착용을 하지 않았다는 사유로 처벌하지 않는데 왜 유독 의사에게만 이런 잣대를 적용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가 1인 밖에 없는 개인의원까지 소수 직원을 포함해 명찰 착용을 강제화한 것에 대해 ‘탁상공론’이라며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명찰법 시행을 두고 의협을 비롯해 전 의료계가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성형외과의사회가 대형, 소형 성형외과 사이의 분쟁 중에서 이 같은 법을 추진, 나머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의사들에게도 적용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평의사회는 “물론, 대리수술을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이었다고는 하지만 수술실은 명찰을 착용하지 않는 곳이고 수술실은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에 설득력이 없다”고 반발했다.
‘명찰법’과 함께 6월 시행되는 침습적 시술시 설명의무를 위반한 의사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하는 ‘설명의무법’ 역시 정반대의 입장이다.
향후 초래될 결과에 대한 고려도 없이 국회 등에 의해 무분별하게 입법화됐다는 것이다.
평의사회는 “동의서를 받을 여유도 없이 위급한 생명을 다루는 비상업적 메이저 수술과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가”라며 “단지 수술 결과가 나쁘다는 이유만으로도 설명의무법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형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이어 “설명의무법으로 중환자, 응급환자 기피 현상은 더 심해지고 전공의 수련에서도 차질까지 초래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공청회 등 공식 석상에서 ‘의사들로 인한 의료사고 환자 피해 심각’, ‘의사 솜방망이 처벌’ 등 대다수 진료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동료 의사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평의사회는 “더 이상 동료 의사의 진료를 비방하고 의료행위 본질을 훼손하지 말라”며 “또 국민의 불안을 과도히 조장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신중한 행보를 촉구했다.
하지만 일부 대형 성형외과병원의 불법 대리수술이 사회적 물의를 빚으면서도 여전히 뿌리뽑히지 않기 때문에 법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도 제기된다.
동료 의사들의 볼멘소리와 '불편한' 시각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환자 안전이라는 게 한결같은 목소리다.
성형외과의사회는 "정부의 법 테두리 내에서 성형수술을 받는 환자가 누구에게 수술을 받는지를 확인하고, 수술 다음날 지울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 당국이 의료수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고 목소리를 높인다. 행 의료법은 의사면허 대여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만 대리수술을 처벌할 법적인 규제가 없는 것이 현 주소다.
성형외과의사회는 "만약 어떤 의사가 다른 병원에서 대리수술을 해준다고 해도 법적으로 막을 규제 장치가 없다"며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정부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