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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관 터진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 2017년 02월 28일 07시 23분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는 의약품 보험권 진입 통로로 작용하는 만큼 그 권한이 막강하다. 의약품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소위 ‘고급정보’를 다루기에 인력 구성이나 회의 내용은 베일에 쌓여있다. 


실제로 타 위원회와 비교하면 비공개 회의가 많고 사실상 인력 풀(POOL)도 원칙적으로는 공개하지 않는다. 약평위 회의가 열리기 전 이른바 ‘뺑뺑이’. 무작위 추점으로 회의 참석자가 결정되는 것은 비밀유지를 강조하는 과정이다.


이처럼 철두철미한 절차를 거쳤어도 빈틈은 보이기 마련이다. 심평원에 근무하는 상근위원 또는 상근위원 출신이 약평위 구성원이 된 경우에는 다른 위원 대비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비리 의혹에 쉽게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LG생명과학, 휴온스 급여 등재과정에서 약평위 위원 비리사건이 발생한 이유도 바로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은 지난 26일 사건에 연루된 심평원 상근위원 출신 A씨, B씨를 각각 구속기소, 불구속 기소했다. 여기서 이들이 모두 상근위원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무작위 추첨을 통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도 ‘상근’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무게감이 크다. 급여 등재 및 약가결정과 관련해서 로비를 하고자 한다면 대상자는 아무래도 더 영향력이 있는 쪽에 쏠릴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모 대학교 임상약학대학원장직을 맡고 있는 A씨는 약학 상근위원 출신이며 약평위 위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B씨는 최근까지 상근위원(내과 심사 책임위원)으로 심평원에서 활동했으며 이 사건이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보임해제 됐다.


관련 급여등재 비리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벌어졌다. 당시는 약평위 4기(2013~2015년)가 활동하고 있었고 애초에 문제의 조짐이 있었다. 


일련의 보도를 통해 잘 알려진 한국화이자제약의 잴코리 사건(약평위가 열리기 전, 참석자들에게 로비를 시사하는 문자를 보냄)도 동일한 시기에 벌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베일 속에 가려진 약평위는 베일 속에서 은밀한 작업이 진행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은 적극적인 방어선을 구축하기 못했고 2~3년 후 논란에 휩쌓이게 된 것이다.


물론 잴코리 사건을 계기로 심평원은 2015년 4월 약평위 운영지침을 개정한 바 있다. 위원회 위원이 제척 또는 회피 등의 사유가 있음에도 신청(확인)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허위 작성한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향후 10년간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위원 선정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규정이 적용된다고 해도 사실상 큰 규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급여 등재 및 약가결정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위원으로 재직하거나 회의 참석이 불가능한 것은 당연하다. 부당청구나 사무장병원 보다 악질 형태로 건강보험재정을 축내는 행위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더 이상 이러한 행위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보다 강력한 내부 운영규정이 필요한 시기다. 약평위를 관리하는 심평원 약제관리실의 역할이 더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 


심평원 약제관리실 역시 이 지적에 공감하고 있었다. 약제관리실 관계자는 “현재 5기 약평위 활동에서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8월 6기 구성이 완료된다. 이 시기에 맞춰 보다 강력한 규정 개정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약평위 위원, 특히 상근위원이 활동함에 있어 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책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성장동력사업으로 제약산업이 발전하길 원한다면 제도의 투명성 확보가 선결과제다.

박근빈기자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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