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복지법인 S공익재단이 운영하는 서울 소재 S상급종합병원은 경북지역 거점 수련병원인 I재단 P병원에 전공의를 파견했다. 파견 전공의들은 P병원에서 한달여 동안 수련교육을 받았다.
파견 기간 동안 전공의들은 S병원 소속으로 건강보험 자격을 유지했다. 전공의 급여 2억6365만원은 S재단에서 지급했다. I재단은 파견 계약에 따라 급여에 상응하는 금액을 지불하기로 했다.
그런데 당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던 P병원은 최종 부도를 맞았고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P병원은 수 개월 후 부산 지역 E재단에 팔렸다.
파견 전공의 인건비가 회생채권으로 분류돼 당장 파견 대가를 받을 수 없자 S재단은 E재단을 상대로 "회생절차와 관계없이 인건비부터 갚으라"며 소송을 냈다.
채무자회생법은 회생계획에 따라서만 채무자가 회생채권을 변제토록 하고 있다. 다만, 임금은 공익채권으로 분류돼 근로자 보호를 위해 예외적으로 수시 또는 우선 갚을 수 있다.
S재단은 "I재단은 파견 전공의들을 지휘, 감독해 P병원에서 근무하게 했고, 파견 인건비는 우리가 전공의들에게 지급하는 급여에 상당한 금액으로 책정됐다"며 "인건비의 본질은 I재단 근로자의 임금인 공익채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심리한 대구고등법원 제3민사부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S재단이 청구한 파견 대가는 임금이 아니라 회생채권"이라고 판단했다.
전공의는 피교육자이기 때문에 파견 대가는 우선 변제 가능한 공익채권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파견 전공의들은 교육과 수련을 위해 S병원에 채용된 사람들이고 이들이 P병원에 파견된 기간도 단기간에 속하는 점을 감안하면, S재단이 I재단에 전공의를 파견한 목적은 근로 인력을 제공하려는 게 아니라 파견 전공의에게 다양한 수련 기회를 부여하는 데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P병원이 파견 전공의에 대해 지시나 평가 등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로서 피용자에게 업무에 관해 지휘, 감독권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 수련과정 일부를 위탁받은 기관으로서 수련대상자에 대한 지도, 교육의무를 대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I재단이 노무 인력에 대해 직접 임금을 지급할 의무는 부담하지 않고, S재단에 대해 용역비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경우 S재단의 I재단에 대한 채권은 회생채권에 해당한다.
재판부는 "의료인의 업무에 대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것은 금지돼 있으므로 파견대가 청구 채권이 S재단이 전공의에게 지급한 임금과 같은 금액이라는 점만으로 근로기준법 적용에 관한 특례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며 "파견 대가는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