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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엔 대학병원 가지마라” 인턴 잔혹사 여전
의대 졸업 후 첫 임상현장 실수 남발, 실기시험 도입 후 소폭 개선 전망
[ 2017년 03월 13일 06시 02분 ]
서울 소재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A교수는 1년 열두 달 중 유독 3월을 싫어한다. 환자들 민원이 집중되는 탓에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민원의 시발점은 바로 새내기 의사 ‘인턴’이다. 매년 3월은 의과대학을 졸업한 인턴들이 수련병원에 전면 배치되는 시기로, 초짜 의사들의 얄궂은 실수에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하다.
 
환자들의 불만 제기는 당연지사다. A교수는 이 맘 때면 환자들 민원에 시달려야 한다. 인턴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지만 초보에게 완벽을 기대하는 것은 애당초 욕심임을 잘 안다.

지방의 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인턴 B씨는 요즘 당혹스러운 상황이 잦다. “우리아이 변 색깔이 이상해요.”, “애가 자꾸 편식을 해요” 등 보호자의 갑작스런 질문이 이제 두렵기까지 하다.

어떻게 증상을 판단하고 진단을 내려야 할지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교수나 선배 레지던트에게 매번 물어볼 수도, 묻고자 해도 부재 중인 경우가 다반사다.

의과대학에서 분명 환자를 진단한 후 증상과 치료법을 찾도록 배웠지만 정작 의료현장에 투입되고 보니 이론과 현실의 괴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졌다. 

2017
년. 어김없이 꽃 피는 춘삼월이 도래했고, 대학병원 인턴들의 잔혹사도 시작됐다.
 
인턴들의 좌충우돌 적응기는 치료재료 소모품 사용량에서도 잘 나타난다. 익숙치 않은 초짜들이 실수를 남발하면서 일회용 치료재료 사용량도 늘어난다.
 
증가량이 가장 큰 재료는 정맥주사에 사용되는 IV 카테터다. 인턴들이 정맥혈관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한 환자에 2∽3개의 바늘을 사용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특히 동맥혈가스검사인 ABGA(Aarterial Blood Gas Analysis)의 높은 실패율은 환자들의 불만을 키우는 가장 주된 원인 중 하나다.
 
정맥에서 채혈하는 일반적인 혈액검사와는 달리 ABGA는 동맥에서 채혈해야 하는 만큼 환자에게 정맥 채혈보다 많은 고통을 줄 수 있고 채혈이 쉽지 않아 인턴들이 가장 애를 먹는다.
 
서투른 실력 탓에 주사바늘을 허비하고, 환자들에게 욕을 먹는 것은 애교 수준이다. 사소한 실수가 의료사고로 이러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실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시행된 연구결과,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 의료사고 발생 확률이 평소보다 1.4배 정도 높았다. 열정 대비 실력이 부족한 초보의사들의 실수에 기인한 결과다.
 
이는 임상현장에 투입되기 전 임상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본과 3∽4년에 임상실습 교과가 있기는 하지만 신체에 직접 침습행위를 할 기회는 부여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의사국가시험에 실기시험이 도입됐다. 즉시 진료현장에 투입할 수 있을 정도의 임상능력을 함양시키겠다는 취지였다.
 
물론 실기시험 도입 후 예년보다는 인턴들의 적응력이 향상됐지만 ‘3월 잔혹사’를 말끔히 치유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실기시험은 별도로 동원된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는 과정(CPX)과 임상 술기력을 평가하는 방식(OSCE)으로 진행된다.
 
특히 임상능력의 경우 실제 환자가 아닌 마네킹을 상대로 제한된 시간 내에 시험 항목들을 정확하게 시행하는지 평가한다.
 
결국 실기시험이 시행되고는 있지만 환자에게 주사나 채혈 등을 해보지 않은 상태로 임상 현장에 투입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한 대학병원 수련교육부장은 “환자들이 먼저 인턴 채혈 등을 거부하는 경우도 적잖다”며 “순수한 수련과정으로 이해를 구하기에는 환자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졌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의사에게 임상경험은 숙련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지만 인턴이나 레지던트에 대한 환자들의 불신은 의사인력 양성에 큰 걸림돌”이라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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