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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희귀질환 진단을 위해 병원에서 최대한 노력하고 적절한 전원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적장애가 발생한 경우 병원은 과실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부장판사 정은영)는 신생아에게 발생한 지적장애는 병원이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서 생긴 것이 아니라며 부모 B씨가 C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결정을 내렸다.
B씨는 지난 2010년 10월 14일 서울 중구 소재 C병원에서 출산했는데 이 병원은 출산 사흘째인 17일 아기를 대상으로 선천성 대사 이상 선별검사와 탠덤매스(Tandem mass)법에 의한 1차 검사에서 아실카르니틴 C3 농도 값이 다소 높게 측정돼 다음 날 바로 2차 검사를 시행했다.
2차 검사에서도 아실카르니틴 C3 뿐 아니라 아미노산 중 ‘류신’도 참고치 대비 높게 나타났고 프로피온산혈증, 메칠말로닌산혈증 소견을 보여 병원은 신속하게 상급병원으로 전원 조치에 나섰다.
그러나 전원이 되기 전 아기에게 심각한 황달과 발작 증상이 나타나자 부모는 D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고 프로피온산혈증이라는 잠정 진단을 받았다. 이후 이뤄진 검사에서 아기는 아미노산 대사 장애로 인한 지적장애 진단을 받았다.
현재 삼킴곤란, 신경인지발달 및 운동발달 지체, 언어발달 지연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는 신생아는 4세 7개월이던 때 실시한 인지평가에서 사회 성숙 연령은 1세 2개월 수준, 시각운동통합능력은 1세 4개월 수준, 지능지수는 IQ 28, 아동기 자폐증 평정 척도상 ‘경증-중간 자폐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부모는 C병원이 질병 진단을 위한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고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신경인지발달장애, 운동발달지체 등의 문제가 생겼다며 C병원을 상대로 아기에게 6억7881만원, 그리고 부모인 본인에게 4131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B씨에 따르면 병원에서 1, 2차 검사를 했을 때 프로피온산혈증으로 충분히 의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확진을 위해 혈중 암모니아 수치 검사 등 필수 검사를 하지 않았고 MPA 분유를 수유토록 하는 등 적극적인 식이요법도 지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아기에게 발생한 질환 원인이 C병원 과실로 보기 어렵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적절한 전원 절차를 거치는 등 일반적인 의료수준에 비춰보면 그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을 범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에 따르면 희귀질환인 프로피온산혈증을 확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병원은 극소수며 전원한 상급병원 의료진 역시 약 20일 동안 각종 검사를 했음에도 쉽게 확진 판정을 내리지 못했고 단지 프로피온산혈증, 메칠말로닌산혈증, 카복실라아제 결핍 의심 소견이 보인다는 정도의 결론만 내리는 등 C병원에서는 진단을 위해 최선을 다 했다는 것이다.
또한 재판부는 “프로피온산혈증 발병 환자의 경우 저단백 식이요법이 치료방법 중 하나인 것은 사실이지만 출생한지 불과 열흘 밖에 되지 않은 신생아에게 필수영양소인 아미노산을 줄이는 식이요법을 시행할 경우 오히려 더 큰 위험성도 존재해 섣불리 할 수 없었던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프로피온산혈증이 의심되는 신생아에게 저단백 식이요법을 할지 결정하는데 있어 급성기에 해당하는 증상이 나타났는지를 판단 지표로 삼을 수밖에 없는데 A씨 상태는 마지막으로 내원한 날 까지도 병원에서 급성기를 의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것이 재판부 판단이다.
또한 법원은 “C병원은 2차 검사를 확인하자마자 A씨 부모에게 의심 질환인 프로피온산혈증을 전문적으로 확진·치료 가능한 상급병원에 정식 진료 의뢰를 하면서 가장 빠른 날짜를 잡아 예약해 주는 등 전원 과정에서 주의의무를 충분히 다 했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