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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이어 2심 "의사, 의료사고 관련 무과실 입증해야"
법원 "환자 실명했지만 시술 후 적절 조치 등 감안 1억 배상"
[ 2017년 05월 08일 06시 04분 ]

의료과실로 인한 사고 발생 시 의사가 과실로 인한 사고가 아님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는 코 지방이식술로 인해 실명에 이른 A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시술한 성형외과 의사 B씨의 의료과실이 인정된다며 1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13년 6월 콧등 지방이식과 쌍커풀 수술을 위해 강남구에 위치한 병원 성형외과 의사 B씨에게 시술을 의뢰했고 같은 해 8월 1차 코 지방이식술과 쌍꺼풀 수술을 받고 이후 9월 A씨는 2차 시술을 위해 병원을 찾아 의사 B씨에게 코 지방이식술을 받았다.
 

그러나 2차 시술 직후 A씨가 왼쪽 눈이 보이지 않고 아프다고 호소하자 의사 B씨가 즉시 안구마사지를 하며 직접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내원하고 A씨는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전원돼 고농도스테로이드 치료를 받고 B씨가 운영하는 병원에서도 지방을 녹이는 혈관주사를 맞았다.
 

계속된 치료에도 A씨의 좌안 시력은 회복되지 않았고 현재 실명 상태여서 의료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 1심에서 법원은 A씨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의사 B씨가 시술 과정에서 지방색전 등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돼 A씨에게 9923만원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시술 후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의사 B씨가 최선의 조치를 취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의사 B씨의 책임을 제한하기도 했다.
 

당시 재판부는 “A씨가 이상 증상을 호소한 즉시 지방색전증으로 인한 시력상실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고 상급병원으로 신속히 이동시킨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의사 B씨에게 이 사고로 인해 발생한 모든 손해를 배상하는 것은 형평성 원칙에 부당해 책임을 70%로 제한한다”고 말했다.
 

이에 의사 B씨는 책임비율을 70%나 인정한 것은 부당하다며 항소에 나섰지만 고등법원 역시 1심에서와 같은 판결을 내리며 의사 B씨에게 과실이 있고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B씨가 보험회사와 연대해 배상할 4800만원을 4300여만원으로 감경한 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을 모두 기각했다.
 

법원은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행위를 한 측이 의료상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이라는 입증을 하지 않는 이상,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 인과관계를 추정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 이상에 맞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B씨 주장대로 불가항력적으로 지방색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해도 의료과실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고 지방이식술로 인해 과실이 발생한 경우 피해자가 의료과실이 있었는지 입증하는 것은 그동안의 대법원 판결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아울러 법원은 의사 B씨가 설명의무를 위반해 A씨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시술 등을 의뢰받은 의사는 의뢰인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상세한 설명을 함으로써 의뢰인이 시술을 받을 것인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의사 설명의무는 의료행위에 따르는 후유증이나 부작용 등의 위험 발생 가능성이 희소하다는 사정만으로 면제될 수 없으며, 설명의무를 이행한 데 대한 증명책임 역시 의사에게 있다”고 밝혔다.

김진수기자 kim8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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