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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국내 심장수술에 쓰이는 인조혈관을 공급해 왔던 업체가 전격적으로 철수를 선언, 논란이 확산된 가운데 한국의 소아심장수술에 쓰이는 제품은 그대로 공급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업체가 한국을 떠나겠다고 하면서 국내 소아심장수술을 전담하던 의사들이 불안감에 휩싸였지만 다행히 공급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한시름 덜게 된 것이다.
29일 흉부외과학회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논란이 불거진 이후 거듭된 논의 끝에 고어 본사가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어는 지난 2월말 국내 병원과 대리점에 보낸 공문을 통해 "미국 본사의 영업 전략 방침에 따라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고 통보한 바 있다.
학회 관계자는 "다행히 미국 본사에 있는 CEO가 인조혈관 품목 만큼은 회사가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공급을 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소아심장수술에서 단락 치료(대동맥과 폐동맥을 이어주는 방식)에 쓰이는 3.8m 가량의 인조혈관의 경우 대체 품목이 없다는 점에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학회 차원에서 회사에 항의 방문을 한 것도 벼랑 끝에 몰린 위기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어사의 한국 철수 방침에는 변함이 없지만 지난 주 해당 업체와 심평원 등도 이번 인조혈관 공급 중단 사태와 관련, 심장수술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 상황까지 직면해선 안 된다는 중론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품목이 없는 상황에서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회사의 방침에 대해 사실 심장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의사들은 정부는 물론, 고어메디칼에도 날선 비판을 마다하지 않았다.
다만, 학회 관계자는 "흉부외과 수술 특성상, 특히 소아심장의 경우에는 전국적으로 수술 건수가 많은 것도 아니며 인조혈관 품종 및 크기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해당 업체의 고충도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흉부외과 관련된 치료재료만 놓고 보면 사실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 입장에선, 그리 쉬운 결정은 아니라는 데 적잖은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국 시장에서 인조혈관계 전체 매출규모는 15억원에서~18억원 정도로 시장 규모가 매우 작기 때문에 글로벌 업체 입장에서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 인조혈관 제품을 공급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가장 우수한 품질의 제품들은 상대적으로 수입원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결국 제품군 인하로 인해 국내 시장에는 상대적으로 수입원가가 낮은 제품들만 선택적으로 생존하는 방식이 되고 있다”며 현 주소를 짚기도 했다.
3년 주기로 식약처 공무원이 해외 현지 의료기기 생산시설을 방문해 점검하는 'GMP 제도' 역시 업체 측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이제는 복지부, 심평원 등이 다각도로 접근해 치료재료에 대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할 차례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복지부는 적정가격 수준 및 대체 품목 여부, 업체 철수 사유 등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환자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복지부는 인조혈관에 대한 건강보험수가 인하(171품목, 평균 7.9%(0.04%~26.7%))는 과도한 유통 마진 방지와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를 위한 사후관리의 일환이라고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흉부외과 교수들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의료기기 공급 중단으로 인해 환자가 사망하거나 국민 건강에 해가 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재차 환기시켰다.
이어 "관계 당국과 업체는 현 사태 원인과 문제점을 조속히 파악해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적절한 시기에 양질의 제품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약과 의료기기에 자본을 쏟아 붓고 있는 중국이 한국의 의료기술을 따라잡는 동안 한국 심장수술의 미래는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