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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적정수가 기조와 3차 끝난 수가협상
내년 전체 벤딩 폭 줄어 수가인상 한계···의협·병협 등 '결렬’ 준비
[ 2017년 05월 30일 06시 34분 ]

2018년 수가협상은 보험자나 공급자나 모두 피곤한 협상이 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가치 중 하나로 적정수가가 제시된 것으로 관측되지만 보장성 강화 대비 우선 순위는 밀려있기 때문에 당초 예상했던 수월한 협상은 물건너간 모양새다. 대부분의 공급자단체는 결렬을 염두에 두고 있다. 도저히 받아들일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의·병협, 현 정부 정책과 반대로 흘러가 ‘울상’


[左] 변태섭 의협 수가협상단장 [右] 박용주 병협 수가협상단장

2018년 수가협상을 시작하며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변태섭 울산시의사회장, 신창록 개원의협의회부회장, 임익강 의협보험이사, 김형수 의료정책연구소실장)은 ‘일차의료 살리기’라는 가치를 등에 업고 긍정적 기운을 뿜어냈었다. 
 

하지만 1, 2차에 이어 지난 26일 3차협상이 끝난 뒤에는 완전히 입장이 변했다. “갭 차이가 큰 것은 물론 벤딩 자체가 받아들일수 없는 형태가 됐다”고 보험자와 가입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변태섭 단장은 “진료비 인상률도 그렇고 점유율도 그렇도 모든 부분에서 동네의원이 살아나려면 수가인상 밖에 답(答)이 없다는 것을 보험자나 가입자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 갭이 크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도 ‘동네의원을 살려야 고령사회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이번 수가협상에서 곧바로 적용되기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전체 벤딩이 줄어든다고 해도 수가인상 상위권에 존재할 것으로 점쳐지는 곳이 바로 의협이기 때문에 그나마 기대감은 남아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보험자-가입자로 구성된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벤딩 축소론을 내세우고 있어 의협도 자신들 입장을 온건히 지키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의협의 경우는 기존 20%대를 유지하던 종별 점유율이 작년 19.5%로 줄어들면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작년 전체 11.4%의 진료비 인상률의 평균을 밑도는 수치도 밀고 나가는 카드 중 하나다.


이 같은 상황은 보험자도 잘 알고 있는데, 이 두가지 카드를 얼마만큼 이해해줄지 여부가 의협의 수가협상 통과 혹은 결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박용주 상근부회장, 조한호 보험위원장, 서진수 보험부위원장, 유인상 중소병원협회 보험위원장)은 애초에 분위기가 좋지 않았고 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여러 수치와 상황들이 메르스를 극복하고 경영 안정화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3차 협상을 마친 병협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고 극복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용주 단장은 “고사 직전에 놓인 중소병원을 생각해서라도 간극을 줄여야 하는데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많은 시설투자와 인력을 쓰고 있지만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 극복이 굉장히 어려운 상태”라고 평가했다.
 

의협과 병협은 전체 벤딩의 약 70%를 차지하는 공급자 단체다. 차지하는 범위가 굉장히 넓은 상태이므로 이들이 울상이 될 경우 자연적으로 타 단체들도 이른바 ‘좋은 협상’은 불가능해진다. 


약사회·치협·한의협, 설움 섞인 한숨만 피력 


[左]조양연 약사회 보험위원장 [中] 김수진 치협 보험이사 [右]김태호 한의협 약무이사

대한약사회 수가협상단(박인춘 상근부회장, 이모세 보험위원장, 조양연 보험위원장, 이용화 보험위원장)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아직 배고프다”라는 주장을 이어왔었다.


지난 3년간 수가인상율 연속 1위를 차지했지만 의료계와 달리 행위별 수가제 하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전이 없었다는 설명으로 일관했다.


29일 3차협상을 약사회는 더 강경한 입장으로 변했다. 이날 조양연 보험위원장[사진]은 “도저히 말이 안되는 수치다. 받아들일수가 없으니 결렬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강수를 뒀다.  

조 보험위원장은 “31일 4차협상도 참여할지, 말지 자체 회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갭이 너무 커 접근할 수 있는 공간도 없다.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같은 날 치과의사협회 수가협상단(마경화 치협부회장, 최대영 서울시치협 부회장, 김영훈 경기도치협 부회장, 김수진 치협 보험이사) 역시 “갭이 크다”고 운을 뗐다.


김수진 보험이사는 “많은 희생을 하고 있기에 적정수가를 보전해달라고 요청해달라고 했는데, 재정소위 가입자 대표들이 지금이 적정수가이니 깍으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 보험이사는 “치과는 원가보전이 굉장히 어렵다. 이는 보험자도 인정하는 부분인데, 가입자의 반대로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갭 차이가 줄어들지 않으면 물론 건정심도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치협의 경우는 지난달 초 처음으로 직선제 선거를 통해 김철수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예년과 달리 많은 회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적정수가’ 획득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었다. 그러나 공급자와 가입자 간 적정수가 개념은 정반대로 해석돼 난항을 겪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박완수 수석부회장, 이진욱 부회장, 김태호 약무이사, 전선우 법제이사)은 “최근 5년간 가장 힘들 싸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의협은 그간 보장성 강화 정책에 한의계가 투입되고 싶어도 그렇지 못한 상황임을 강조하며 별도의 트랙으로 수가인상을 요청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은 모양새다. 


김태호 약무이사는 “임금인상 등 물가인상 등 모든 비용이 증가할 텐데, 벤딩 자체가 요양기관 운영을 하지말라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공급자와 가입자 간 불신이 커진 상태이고 보험자는 중재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 약무이사는 “장기적으로는 한의계도 공급자의 한 축으로 함께 움직여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이 상태라면 결렬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빈기자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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