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후 의료서비스 경쟁자는 다른 병원이 아니라 SK텔레콤이나 KBS가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근래 의료산업에서의 혁신도 추상적 선언이 아니라 구체적 실천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일 개최된 한국에프디시법제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비트컴퓨터 전진옥 대표는 “전통적 의료환경은 변하는 중이다. 의료시스템 전산화, 인공지능기반시스템의 진단 등을 기반으로 의사 역할 가운데 데이터마이닝이 강조되고 있다”며 “디지털 데이터 분석과 활용이 중요시되면서 이동통신사와 방송사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진옥 대표는 “데이터의 수집·저장·분석 없이 환자를 진료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기업에서 사용하던 정보시스템이 병원에서 개발되는 등 의료영역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상급종합병원의 빅데이터 센터와 클라우드시스템, AI 정보처리기술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와 보건의료 빅데이터개방시스템을 통해 관련 공공데이터를 개방하는 추세다. 현재 극히 일부만 제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규모가 총 118종, 153개 항목에 달한다. 하루에도 수많은 환자들의 진료기록이 남는 의료기관의 특성상, 병원이 거대한 데이터웨어하우스로 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전 대표는 “미국은 물론이고 보안 측면에서 한국보다 훨씬 보수적인 일본도 클라우딩 시스템을 통한 의료데이터 수집 및 제공이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우리나라도 병원 외부 의료데이터 저장이 가능해진 만큼 활용을 위해서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 요구를 수용해 오는 9월까지 시행규칙 개정 및 해당업무 처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의료데이터는 민감도와 중요성이 높아 현재도 정부에서 보안이 철저하다”며 “궁극적으로 데이터는 활용돼야 의미가 있다. 원천 의료데이터를 생산하는 곳은 병원과 의료진이다. 이들에게 공로를 인정하는 성과를 부여는 등 발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진단 보편화되면서 의사 처방이 모니터링 되는 시대 도래"
가천대 길병원 이언 인공지능기반정밀의료추진단장 [사진 左]도 “지금은 데이터 유출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 인공지능 시대 의료 IT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국내 산업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훨씬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언 단장은 “첨단기술이 실제로 병원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가 도입된 지 1년 남짓인데 변화가 눈에 보일 정도다”라고 전했다.
이 단장은 “지금까지 아무리 부르짖어도 바뀌지 않던 ‘환자중심 진료’가 현실화되고 있다. 왓슨은 약 처방 근거와 합병증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환자에게 제공한다. 환자는 이를 보고 자신의 증상에 대해 직접 공부한다. 의사가 과연 합리적 진단을 내렸는지 의문을 가지고, 합병증을 피할 수 있는 다른 처방약을 요구하기도 한다. 의사도 모니터링을 당하는 셈”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와 달리 의사들도 지금은 이런 요구에 반응하고 철저한 증상 리뷰를 거치고 있다”며 “진정한 의미의 쌍방향 통행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AI는 항암치료 뿐만 아니라 외과수술, 신약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알고리즘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의료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