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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년 전부터 탈모로 고민하던 30대 A씨는 집 근처 피부과를 수시로 방문해 전문의약품을 처방받는다.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탈모치료제의 비싼 약가가 부담되지만 끼니를 거를지언정 약 복용은 잊지 않는다. 탈모에 대한 스트레스로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두려웠던 그는 요즘 자주 거울 앞에 서있다. 자라나는 머리칼을 상상하면 새 삶을 살 것 같은 기분이다.
#. 40대 B씨는 얼마전부터 소변을 보는 시간이 길어지고 처음 소변이 나오는 데까지 예전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소변이 자주 마렵기도 하고 소변을 본 후에도 잔뇨감이 들었다.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니 전립선비대증이었다.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치료제를 구입했다.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돼 부담이 덜했다.
보험적용이 안 되는 탈모치료제를 구입한 A씨의 본인부담금은 전립선비대증을 처방받은 B씨의 3배에 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값을 치르고 각자 구매한 탈모치료제와 전립선비대증치료제는 같은 약이다. A씨와 B씨가 자신의 증상으로 인해 느꼈을 고통을 크기를 재단해 비교할 수 있을까.
두 환자가 받은 약은 두타스테리드를 주성분으로 하는 의약품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GSK의 ‘아보다트’다. 지난해 1월 특허가 풀려 국내 33개 업체가 이 약의 제네릭 의약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6일 제약계에 따르면 아보다트의 경우 한달 치(30정)을 처방 받았을 때 탈모치료제로는 3만원, 전립선비대증치료제로는 1만원 가량의 본인 부담금이 발생한다. 처방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비용까지 합하면 실제 부담은 더욱 크다.
지난해 제네릭 의약품 중 가장 많은 원외처방액을 기록한 JW신약의 ‘네오다트’의 경우에도 아보다트와의 가격 약가 차이가 1정 당 9원에 불과해 엇비슷한 수준이다.
탈모치료 전문의약품은 두타스테리드 제제와 피나스테리드 제제, 두 제품군으로 나눠진다. 피나스테리드 제제의 가격은 한달 치 처방에 7만원 가량으로 두타스테리드 제제 보다 높다.
또한 피나스테리드 제제의 경우 전립성비대증 적응증이 없다. 탈모 적응증에 있어서도 피나스테리드 제제는 남성 18세~41세에서 처방되는 반면 두타스테리드 제제는 지난 2014년 적응증을 넓혀 50세까지도 처방 가능하다.
40대 탈모환자는 이 약을 처방받아야 하는 것이다. 전립선비대증과 마찬가지로 탈모 또한 질병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두타스테리드 제제가 탈모치료의 건강보험급여 상황을 보여주는 예시가 되고 있다.
지난해 탈모에 대한 고민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 받은 남성 환자는 10만명을 넘어섰다. 병원을 찾지 않은 환자는 몇 배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탈모 환자들은 치료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이에 따라 탈모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급여 적용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 제도에서 탈모에 대한 건강보헙급여는 일부 원형탈모·여성탈모에 국한돼 있다.
의료계는 최근 탈모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환자가 늘어난 가운데 급여 적용 시 환자 본인부담이 줄어 더 많은 환자가 병원을 찾아 탈모치료제 처방이 늘어날 것이라는 부분에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적용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갈렸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닌 탈모에 대한 급여까지 바라기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항암제 등 우선시 돼야 하는 사안이 산재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방탈모치료에 대한 효과가 떨어진다는 근거를 보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건보적용 범위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덧붙였다.
반면 탈모치료에 건보적용이 가능하며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견도 있다.
다른 의료계 인사는 “건보재정이 엄청난 흑자를 내고 있고 탈모치료제의 경우 많은 재정을 쏟아 붓지 않고도 국민 행복을 높일 수 있다”며 “탈모증이 대인기피,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상당해 급여가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탈모치료는 더이상 미용만으로 바라볼 문제가 아니다"라며 "원형탈모, 스트레스성탈모 뿐 아니라 유전성탈모와 환경적탈모 또한 질병으로 인식하고 건보급여가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계 내에서도 탈모치료 건보적용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수십만에 달하는 환자들과 제약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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