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수순이었지만 그는 마지막까지 열의를 불태웠다. 이날 예정됐던 간부들과의 회의가 이임식이 될 줄 몰랐던 그의 32년 공직생활 마감사는 ‘행복’이었다.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이 7일 오전 10시 이임식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지난 2015년 10월 복지부 차관으로 취임한 후 1년 8개월 만이다.
사실 방 차관은 이날 오전 10시 복지정책 담당 간부들과 회의를 할 예정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복지정책을 점검하고 세부 추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회의였다.
하지만 전날인 6일 신임 차관 인사가 발표되며 이날 회의는 방문규 차관의 이임식으로 대체됐다.
방 차관은 “2006년 직접 참여했던 ‘비전 2030’과 2006년 미국의 부르킹스 연구소의 ‘해밀턴 프로젝트’에 대해 알고 있는 바를 전달해 주고 싶었는데 아쉬웠다”고 소회를 전했다.
하지만 그는 32년의 공직생활 중 복지부에서의 1년 8개월이 보람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방문규 차관은 “남을 위해 봉사하는 보건의료 종사자들과의 만남도, 그들과의 갈등도 뒤집어 보면 국민의 삶을 개선해 보자는 데서 출발한다는 사실도 좋았다”고 평했다.
사실 방 차관은 메르스 사태로 국민들의 불안감과 복지부에 대한 신뢰가 크게 위협받고 있던 상황에서 복지부 차관에 부임했고, 이후에도 크고 작은 현안들을 챙기느라 동분서주했다.
건국대학교 집단 폐렴과 일회용 주사기 사고로 인한 C형 간염・지카와 AI 발생 등 계속된 감염병 위기가 발생했다.
그는 이 중에서도 “노인요양기관의 회계작성 의무화 입법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의 반대에도 국회를 설득해 장기요양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던 일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간 진료정보 교류의 법적 근거 마련과 ‘정밀의료사업’에 첫 예산이 반영돼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할 수 있게 된 부분은 큰 보람이라고 술회했다.
방문규 차관은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라는 고은 시인의 시를 언급하며 업무 추진 과정에서 좀 더 살뜰하게 직원들을 살피지 못했음을 미안해 했다.
다만 “복지부는 국민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일한다는 보람과 사명감으로 살아가는 곳”이라며 자부심을 잃지 말라는 당부를 전했다.
그는 “복지부는 정부부처 중 난이도가 가장 큰 부서”라며 “그만큼 첨예한 이해관계 조정에 따른 어려움도 크지만 자부심을 갖고 업무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내적인 실력뿐 아니라 대외적인 역량도 더 키우길 바라며 부서간 칸막이를 없애고 가급적 복지부 전체의 집단적인 지혜를 구하려는 노력을 더 많이 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방문규 차관은 행정고시 28회로 1984년 공직에 입문해 국세청과 재무부 세제실에서 사무관으로 일했고, 기획예산처로 넘어와 재정정책과장을 역임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유통정책관을 거쳐 기획재정부로 성과관리심의관과 대변인, 사회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으로 근무했고, 2013년부터 예산실장을 맡았다.
재무부 출신으로 예산실장을 거쳐 2014년 7월 기획재정부 제2차관에 올랐다. 2015년 10월에는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임명됐다.
학력은 경기도 수원 수성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하버드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 성균관대학교에서 행정학 박사를 취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