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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성들의 역사와 관련한 유물들을 전시하게 될 여성사박물관에 가천대 이길여 총장이 진료할 때 사용하던 청진기가 전시된다.
한국여자의사회와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의사, 근대사회 주체로 서다’라는 주제의 제7차 여성사박물관포럼을 개최했다.
2013년부터 설립이 추진 중인 여성사박물관에 여의사 분야의 역사와 유물을 다루고자 7번째 포럼이 마련된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여성의 역할과 발자취를 조명하기 위해 지난 2002년부터 국립여성사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규모가 작고 접근성이 떨어져 국립여성사박물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한국여의사회가 여의사 역사에 대해 조명하고, 주요 유물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특히, 이날 포럼에서는 국내 여의사 역사의 산 증인인 가천대 이길여 총장이 자신이 환자를 치료하면서 사용하던 청진기를 유물로 기증해 관심을 끌었다.
이길여 총장은 “의사에게 청진기는 필수품이다. 문화부장관을 지낸 이어령 교수가 ‘한국의 여의사가 청진기를 가슴에 품고 다니던 이야기는 왜 알려지지 않았나’라고 이야기를 했고 공감해 기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의 청진기 외에도 초대 한국여자의사회장을 지낸 손치정 박사의 유리주사기도 함께 기증됐다.
여자의사회는 지난해 설립 60주년을 맞이해 우리나라 여의사들의 소장품을 걷어 타임캡슐에 보관하기도 했다.
또한 여의사들의 육성을 녹음, 유물들과 함께 전시하는 등 멀티미디어 전시를 지향하고 있다.
한국여자의사회 김봉옥 회장은 “의료계는 물론 사회에서 여의사의 미래 역할을 고민하고 있는 지금, 여성박물관건립추진협의화와 여의사 선배들을 역사적으로 볼 수 있게 돼 의미가 있다”며 “여자의사회는 여성사박물관 건립을 위해 근현대 여성사에 여의사의 역사가 잘 발굴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의사 전문성 유지 위한 국가적인 관심 필요”
이어지는 기조발제 및 토론에서는 여의사 역사와 위상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다. 이중 여자의사회 신현영 국제이사[사진 左]는 여의사들이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전체 의사들 중 여자 비율이 1980년 12.4%에서 2014년 23.5%로 증가했지만, 의료계에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신현영 이사는 “여의사가 취직, 승진, 사회적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전제가 수반돼야 한다”며 “이는 개인의 문제에서 나아가 저출산과 여성의 경력단절 등 사회적 문제와 관련 있으므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13년 한국여자의사회 멘토링 결과, ‘향후 진로 및 인생 계획에서 우려되는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46.8%가 "결혼, 임신 육아 등으로 학업이나 수련에 집중할 수 없을 것이 걱정된다"고 답했다.
신 이사는 “한국 근대화와 함께 여의사 수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여성의 임신, 출산, 양육에 대한 의무는 그대로”라며 “여의사들이 당면한 현실적인 과제에 대한 인식이 객관화되고 공감을 이루기 위해서는 관련 연구와 활동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이사는 “여의사들이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고 의료계 내에서 여성인권이 존중될 수 있도록 국가적·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여의사들의 사회적 진출과 기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