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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2000여 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의약품 유통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꺼번에 몰아치고 있는 외부적 요인이 시대 흐름을 수용하지 못하고 안주해 있던 의약품 유통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8일 의약품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 중인 의약품 일련번호제 의무화 및 제약사 마진율 인하, 타 업계의 유통시장 진출 확대 등 현안이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政, 일련번호제 의무화 강행
당장 눈앞의 문제는 7월부터 행정처분 유예기간 6개월을 거쳐 내년 1월 본격 시행되는 정부의 의약품 일련번호제 의무화 정책이다.
그간 의약품유통협회는 다방면으로 일련번호제 의무화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해 왔다. 준비 없이 제도를 강행할 경우 유통업체들 피해가 크고 설비와 추가인력에 대한 비용과 투자로 영세한 업체의 경우 도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정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는 타개책으로 제도 시행에 따른 정부의 재정 지원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유통업계 요구에 따라 일련번호제 의무화에 따른 추가인력에 대한 지원, 바코드 설비 지원 예산 편성을 추진했으나 승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위 제약사의 마진율 인하
정책적으로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와 별개로 매출과 직결되는 사안도 있다. 제약사와 잇따라 유통마진으로 갈등이 빚어지고 있어지고 있는 것이다.
제일약품은 이달 1일부터 유통마진을 기존 8%에서 5%로 3%p 낮췄다. 유통업체들은 협의없이 진행된 제일약품의 일방적 통보라며 제품 판매를 거부하고 있다. 5% 유통마진으로는 납품이 오히려 손해라는 설명이다.
제일약품과 유통업계는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 갈등은 상위권 국내 제약사의 유통마진을 5%까지 끌어내린다는 의미에서 그 영향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유통마진을 두고 유통업체와 평행선에 섰던 한독, GSK, MSD 등은 낮춘 마진율이 7%~11% 가량으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게다가 중견제약사, 또는 다국적제약사와의 문제라 이번 사안과 차이가 있었다. 유통업계가 필사적으로 제일약품의 마진율 인하를 막는 배경이다.
타업종 시장 침투·리베이트 수사 강화도 불안감 고조
타업종의 의약품유통업계 진출이나 유통업체에 대한 검찰의 리베이트 수사 강화도 걱정거리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전문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는 한미약품의 온라인팜 설립 이후 여러 제약사가 업체를 설립하고 자사의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제약사가 직접 유통에 나선다면 비용 절감으로 매출을 늘리고 입찰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제약사의 유통업 병행이 오랜기간 함께 성장해온 유통업계의 생존과 직결될 수 있어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최근에는 제약사 뿐 아니라 의료기관 전자상거래 시스템 업체인 ‘이지메디컴’이 백병원의 조영제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유통업계의 반발을 샀다. 유통업계는 강도 높은 대응을 외쳤지만 아직 해결책 마련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검찰의 리베이트 수사가 유통업체를 향해 있는 것도 예민한 사안이다.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유통업체들은 대형사부터 위수탁업체까지 수십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유통업체들의 리베이트 관행이 여전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업계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의약품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실 유통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들은 계속 지적돼 왔다. 유통업계도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몇 해 전부터 대형화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은 있지만 이대로라면 현안을 해결한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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