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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교체 후 정치바람 '후폭풍' 촉각
서울대병원, 사인(死因) 번복-세브란스병원, 인사 청탁설 의혹
[ 2017년 06월 19일 12시 08분 ]

그동안 나름의 소신으로 일관하던 서울대병원이 정권 교체 후 입장을 바꿨다. 병원은 최근 故 백남기 농민 사망원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공식 수정했다.
 

故 백남기 농민은 2015년 11월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는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뒤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장기간 치료를 받다 317일 만에 사망했다.
 

사망원인을 두고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사인을 규정짓기 위해 병원이 무리하게 연명치료를 이어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동안 병원은 '입원기간이 한 달을 넘어가면 사망원인이 불명확해지고 이로 인해 통상 사인을 병사로 본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해 말 촛불시위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청문회에서도 이런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정권이 교체되고 감사원 감사를 앞둔 시점에서 급하게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번복했다. 이를 두고 병원 내부에서도 근거중심의 의학적 판단이 아닌 정치바람에 흔들리고 있다는 자조 섞인 비난이 일었다.
 

서울대병원 한 교수는 “처음부터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됐다. 만약 정권이 교체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배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마라는 속담이 있듯 오해 받을 일은 애초부터 만들지를 말아야 한다”며 “온갖 비난을 받으면서도 유지해 오던 입장을 정권교체 후 번복을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라고 한숨을 내뱉었다.
 

다른 한 교수는 “이제라도 사망진단서가 수정돼 다행이지만 정치바람에 서울대병원이 흔들리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교수는 “왜 서울대병원이 정치하는 사람들에 의해 좌지우지 돼야하는 지 모르겠다”며 “병원을 대표하는 원장이 정치인인지 의료인인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은 “시점에 대해서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면서도 “유가족의 사망진단서 수정 및 위자료 청구 소송으로 의료윤리위원회에서 논의되기 시작했고 심사숙고해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또 “기존 관행으로 인한 잘못된 판단임은 인정하지만, 정치적인 외압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안종범 前 수석 수첩에 적힌 병원장 이름

정치풍에 흔들리는 병원이 또 있다. 바로 박근혜 前대통령의 초대 주치의를 지낸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이병석 원장이다.
 

최근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안종범 前 청와대 정책수석비서관으로부터 새로 확보한 7권의 수첩에는 ‘세브란스병원’, ‘병원장 지명’, ‘연대 총장 지명’, ‘이병석’, ‘교육부 장관’ 등의 단어가 적혀 있었다.
 

당시 연세의대 학장이었던 이병석 병원장은 수첩 날짜로부터 16일 후인 7월 19일 세브란스병원장이 됐다.
 

특수본은 박 前대통령이 안 前 수석을 통해 이병석 병원장을 세브란스병원장보다 더 윗자리인 연세의료원장에 앉히려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종범 前 수석을 통해 교육부장관에게 연세대 측에 청탁을 넣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세브란스병원장의 인사 청탁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의료원 전체적으로는 수첩 기재 내용과 별개로 이병석 원장이 억울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세브란스병원 한 교수는 “대통령 주치의는 명예직이다. 하지만 유독 박근혜 정부에서는 불명예직으로 3대가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라며 “수첩에는 배우 송중기도 부각시키라는 메모가 있었다는데 주인공인 송중기가 청탁을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안 前수석의 업무수첩에 기재된 단어들로 인해 이병석 원장이 청탁 의혹을 받는다는 것은 당사자로서는 억울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한 교수도 “마치 청탁에 의해 병원장에 임명된 것처럼 비쳐지고 있지만 이병석 원장은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을 지내고 의대 학장을 지낸 후 의료원장 선거에서도 다득표를 얻었다”며 “의료원은 물론 학계에서도 존경받는 인물인데 의혹에 휩싸여 안타깝다”고 전했다.

김도경기자 kimd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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