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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의 한 조교수는 임의의료보험에서 강제적용 사회의료보험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서 있었다.
“나와 내 가족이 아프면 내가 책임진다. 건강보험 가입 안하면 위법 처리돼 벌금형을 산다니,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딨나, 자유 대한민국이라면서...”
그는 당시 반발했던 한 농민의 발언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자발적 임의보험으로서는 질병위험을 대비하기 어려웠다. 누구나 알고 있듯 당시 대한민국 상황은 보편적 건강보장이 시급했다.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건강보장 4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동주최)에서 보건의료계 원로학자 문옥륜 前 서울대보건대학원장[사진]이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우선 문 전 학장은 오래된 통계수치를 꺼내 들었다. 70년대 후반, 대한민국에서 질병은 가장 무서운 경제적 파탄 원인임을 증명하는 자료였다.
서울시가 1979년에 조사한 빈곤계층의 실태와 사회정책적과제를 보면 ‘가난의 으뜸원인이 질병(17.4%)이고, 여기에 가구주의 사망(13.4%)을 더하면 31.1%에 이르고, 그 다음이 무직과 무기술(12.6%) 순’으로 집계됐다.
그는 “지난 40년 동안 세상 많이 변했다. 2017년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라도 건강보험증 없이도 병원가서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고 건강보험의 고무적 성과를 평했다.
하지만 “송파 세모녀 사건처럼 집세와 공과금 70만원을 남긴 체 세상을 떠난 슬픈 사연도 있다. 이를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난 40년간 성과는 탁월했지만 이제 건강보험도 바뀌어야 하고 변화해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이제 건강보험을 보건의료체계 개혁 수단으로 확실히 활용해야 한다. 의료자원의 생산, 유통, 배분과 활용에 건강보험보다 더 유용한 조정 장치가 없기 때문에 하는 부탁이다.”
문옥륜 전 학장은 “여전히 뒤쳐져 있는 국내 의료체계에 인공지능의 날개를 달아줘야 한다. 건강보험이 쌓아온 40년간의 빅데이터가 정밀의학과 맞춤형 의료서비스의 보물창고이며 국가의 신성장 동력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분야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을 건보공단과 심평원이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민에게 효율적인 건강보험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당부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수익 측면에서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문제 해결을 위해 공적 재원 구조를 다변화 해야한다. 현재는 담배세에서 일부 보조를 받고 있으나 주류세 등 추가적인 재원 발굴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출 측면에서는 의료비 낭비 요소를 줄이는 노력이 요구된다. 건보공단과 심평원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보험자의 의료이용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낭비적인 요소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교수는 “이제 ‘저부담, 저수가, 저급여’의 늪을 지나 40년 만에 ‘중부담, 중수가, 중급여’의 강물에 이르렀다. 더욱 열심히 노를 저어 ‘중부담, 중수가, 고급여’의 대양으로 나아가도록 하자”고 밝혔다.
특히 “우리는 첨단의술과 세계수준인 정보통신기술을 갖췄다. 이를 규제완화정책에 잘 연결해주면 세계의 의료가 나아가는 ‘중부담, 중수가, 고급여’라는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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