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장관 후보자가 본격적인 인사청문회 일정에 돌입하면서 보건복지부 직원들은 당분간 두 명의 장관(?)을 모셔야 하는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물론 정식 임명장을 받기 전까지는 직제상 장관 신분이 아니지만 ‘내정자’라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현직 장관 보다 무게추가 더 쏠릴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복지부는 지난 5월 9일 대선을 전후해 일찌감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에 장관 후보자를 위한 집무실을 마련하고, 새 수장 맞을 채비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2달 가까이 후보자 지명이 미뤄지면서 이 집무실은 비어 있었고, 복지부 직원들 역시 피로도를 호소하며 청와대의 인선 발표만을 기다려 왔다.
드디어 3일 박능후 후보자의 내정이 발표되자 복지부도 분주해졌다 . 이튿 날인 4일 김강립 기획조정실장을 비롯한 고위직들이 총출동해 첫 출근길에 나선 박 후보자를 맞았다 .
복지부의 후보자 보좌는 즉각 가동됐다. 이미 기획조정실장을 단장으로 한 인사청문회준비단이 꾸려져 심평원 서울사무소에 상주하고 있었던 만큼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준비단에는 기획조정실, 대변인실, 인사과 등 20여 명의 복지부 직원들이 파견 형태로 상주하며 후보자 곁에서 인사청문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게 된다.
또 사안에 따라 필요한 경우 실‧국장 및 과장들이 수시로 올라와 각 분야별 굵직한 현안부터 업무보고까지 후보자의 청문회 준비를 도울 예정이다.
복지부 고위 공무원은 “당분간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청문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도록 보좌하는 게 소속기관의 임무”라고 말했다.
한편 現 정진엽 장관은 여전히 세종청사와 서울 충정로 집무실을 오가며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 중이다. 다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정리수순을 밟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정 장관은 새 정부 출범 직후 다른 국무위원들과 함께 일괄 사표를 제출한 상태로, 신임 장관 인선이 늦어지면서 다소 뻘쭘한 상태에서 임기를 이어왔다.
지난 달 27일에는 국무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과 처음으로 대면했다. 당시 ‘동거정부’ 인사 10명에 정진엽 장관도 포함돼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정진엽 장관 역시 그동안 행보를 최소화 했다. 굵직한 정책 결정보다는 내부 소소한 결재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했다.
다만 현직 장관인 만큼 공식적으로 참석해야 할 내 ‧외부 행사에는 가급적 챙기려는 모습이었다 . 최근에는 서울 용산구 쪽방촌을 찾아 주민들에게 폭염 대비 위문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
현재 상황에서는 정진엽 장관은 당분간 이러한 행보를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능후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으로 임명되기 전까지는 장관직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 장관의 퇴임 시기는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쯤으로 예상되지만 박능후 후보자의 인사검증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질 경우 더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인사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더라도 정진엽 장관과 박능후 후보자가 마주치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관례상 전‧현직 장관의 이‧취임식이 동시에 진행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실제 정진엽 장관에게 바통을 넘긴 문형표 前 장관의 이임식도 신임 장관의 취임식 하루 전날 진행됐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전‧현직 장관이 이‧취임식을 위해 한 자리에 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새 장관 취임 전 이임식이 준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