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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안으로 질병 구분이 어려웠을 뿐 아니라 조직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이 나와 의료진이 질병을 알아내기 어려웠다면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는 1심에서와 같이 악성흑색종인 A씨 질병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 B대학병원의 잘못을 인정했지만 손해배상 책임을 다소 제한했다.
2009년 7월 A씨는 사랑니 통증과 아래 잇몸이 부어 B대학병원을 찾았는데 병원 의료진은 진료 결과 치아 통증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으며 이마, 안면, 볼, 목이 아픈 것에 대해서는 삼차신경통으로 진단하고 약을 처방했다.
그러나 통증이 계속된 A씨는 다시 병원을 방문했고 조직검사를 받았는데 병원은 "상피모양혈관종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후 C대학병원에서 A씨는 악성흑색종으로 진단받고 방사선 치료와 함께 항암치료를 진행했지만 결국 언어장애(음성장애) 4급에 이르러 B대학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B대학병원 의료진은 정확한 조직검사 판독과 진단을 위해 추가검사를 시행하고 필요한 치료를 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차 조직검사 당시 불충분한 자료만을 토대로 흑색종 치료 기회를 상실하게 했다“며 "B병원은 A씨에게 5679만원을 손해배상하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A씨는 손해배상 금액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B대학병원은 1심 판결에서 패소한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 청구를 기각하라며 각각 항소에 나섰다.
항소심에서도 서울고등법원은 B병원 잘못을 인정하고 A씨에게 기존 5679만원에 1747만원을 더한 7427만원을 손해배상하라고 결정했다.
법원은 “의료진은 1차 조직검사 결과를 잘못 판독하고 A씨 종양이 악성흑색종애 해당할 가능성을 배제한 채 상피모양혈관조으로 진단했다”며 B병원에 잘못이 있음을 인정했다.
또한 “A씨가 B대학병원에서 상피모양혈관종 진단을 받은 뒤 C대학병원에서 악성흑색종으로 진단받을 때까지 종양이 더 넓은 연부조직과 뼈, 림프혈관강까지 퍼졌고 그로인해 예후가 좋지 못한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주장한 B대학병원 의료진의 경과관찰·설명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병원 의료진이 진료할 당시 잇몸 색이 주변과 비교해 정상적이었고 추가적인 조직검사를 권유했지만 A씨가 다른 병원에서 진료받겠다며 의무기록 복사를 요구해 A씨에 대한 경과관찰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의료진이 A씨의 종양을 상피모양 혈관종으로 잘못 진단했으나 이후 진료과정에서 추적관찰의 필요성과 추가 조직검사 가능성을 안내하는 등을 설명한 것을 볼 때 설명의무 위반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를 토대로 재판부는 B대학병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2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흑색종은 비색소성이고 종양 증식 속도 역시 빠르지 않은 편이라 육안 관찰이 어렵고 1차 조직검사 결과 음성반응이 나와 진단이 어려웠던 점, B대학병원이 1차 조직검사 이후 바로 치료를 시행했더라도 광범위한 절제술은 불가피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