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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영난을 겪고 있는 여성전문 제일병원이 불량한 재무구조를 타개하기 위한 수단으로 납품업체들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일고 있는 이른바 ‘갑(甲)질’ 논란으로 확대될 수도 있어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데일리메디는 제일병원이 최근 납품업체 담당자를 대상으로 발송한 공문을 입수했다.
이 공문은 ‘제일병원 채권잔액 조정 및 결제기일 변경의 건’이란 제목으로 병원이 납품업체에 채권잔액 조정과 결제기일에 대한 두 가지 안(案)을 제시하고 선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1안은 채권잔액 30% 탕감 후 나머지 잔액을 6개월 분할 지급, 2안은 10%를 탕감하고 나머지 잔액 12개월 분할 지급이다. 두 가지 방안 모두 8월 1일을 기준으로 한다.
납품업체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7월 1일 기준으로 탕감없이 '24개월 분할 납부'라는 숨어있는 세 번째 안도 있다. 공문에는 납품업체들의 답변 종료기일로 7월 24일 오후 5시를 명시했다.
납품업체들로서는 모두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다.
정당하게 납품된 물건 대금을 일찍 받고 싶으면 10~30%를 깎으라는 식의 요구를 업체 입장에서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대금 결제일이 당겨지는 것도 아니다. 일반적으로 종합병원은 납품업체에 3~6개월에 대금을 지급한다. 제일병원 역시 일반적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일병원의 요구를 수용하면 기존 최장 완납 기한이던 6개월 내에 대금을 받기 위해 채권잔액의 30%를 탕감해야 한다. 또한 12개월로 연장하더라도 10%의 채권잔액을 잃는다.
업체가 탕감 없이 대금을 받으려면 24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거래를 끊으면 그만인 ‘갑’, 제일병원의 불합리한 요구에 납품업체들은 난감한 표정이다.
납품업체 한 관계자는 “살다 살다 이런 갑질은 처음”이라며 “앞으로 제일병원과의 거래를 끊는 한이 있더라도 업체들의 단체행동이 필요하다”고 반감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제일병원 측은 이번 공문을 보낸 배경으로 경영 정상화를 꼽았다. 병원 경영이 어려우니 고통을 분담하자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제일병원 관계자는 “꼭 이대로 하라는 식의 강제성은 없는 공문”이라며 “제일병원과 신뢰를 쌓은 거래 10년 이상 된 큰 납품업체 10여 곳이 대상이다. 함께 협의해서 경영난을 해결해 보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대금 1000만원 이하 영세업체들까지도 이 같은 공문이 전달된 것으로 확인돼 제일병원 측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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