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의 불편한 진실인 PA(Physician Assistant, 의사 보조인력)에 대한 심도 있는 접근이 시도된다. 의사도 간호사도 병원도 아닌 순수하게 환자 입장에서 PA에 대한 고찰이 이뤄질 전망이다. 병원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잡았지만 현행 법상 불법인 PA가 과연 환자를 위해 필요한 존재인지,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사실상 주체격인 젊은 의사와 환자들에 의해 진행된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기동훈)와 한국환자단체연합회(대표 안기종)는 최근 'PA 문제' 해결 등 환자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양 단체는 간담회를 통해 △전공의 수련환경과 환자들의 투병환경 △의사와 환자의 커뮤니케이션 △PA 문제와 환자안전 △의사인력과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먼저 대한전공의협의회 측은 "전문의가 아닌 전공의에게 진료 받는 것을 불안해하는 환자들이 많다. 무면허 보조인력인 PA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환자단체연합회는 "전공의 부족으로 인한 수술 공백 등의 문제 해소를 위해 의료진이 먼저 PA 필요성을 주장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 삼지 않았지만 수술보조가 아닌 진료나 시술까지 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환자단체에서 지금까지 PA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었지만 어떻게 하는 게 환자들에게 더 안전하고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향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전협은 "환자들은 의료행위가 당연히 의사들에 의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의료기관들은 PA에게 이를 수행토록 하고 있다. 이는 보험 계약을 위반함과 동시에 환자들을 속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PA 제도화를 주장하는 쪽에서 명시하고 있는 PA 업무 범위의 대부분은 현재도 간호인력들이 할 수 있다. 그런데 굳이 PA라는 새로운 이름까지 붙여서 제도화 시키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동안의 불법을 합법화 과정을 통해 덮고 PA 업무를 확대하려는 꼼수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환자단체연합회는 "개복이나 봉합을 1년차 전공의와 10년차 PA 중 누가 하는 게 더 안전한지, 현재 활동 중인 3000명 이상의 PA가 한꺼번에 없어지면 수술 대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 수술할 의사인력 부족 등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두 단체는 이번 간담회 내용을 토대로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환자 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한 소통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