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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행정법원이 동물실험 정보공개를 둘러싼 동물보호단체와 서울대학교병원 간의 소송에서 동물단체의 손을 들어주면서 정보공개 범위 및 이에 따른 부작용 등의 여파가 우려되고 있다.
생명체학대방지포럼 등 동물단체는 지난해 1월 서울대병원에게 실험시설의 운영방향을 판단할 수 있는 규칙, 점검에 대한 국내외 기준, 내부 조사보고서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은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상 이들 정보의 공개는 공정한 업무수행 및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고, 동물단체들이 행정소송을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서울행정법원은 “정보공개로 인한 우려만으로는 동물실험에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동물복지 증진 차원에서 권장돼야 하고, 동물실험 타당성과 투명성 확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판결했다.
소송을 제기한 생명체학대방지포럼은 “동물실험 정보공개와 관련한 판결임과 동시에 표준작업서가 경영상 비밀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정보를 철저히 감췄던 국내 동물실험시설의 관행이 바뀔 것이며 시민에 의한 실험기관 매뉴얼의 적극적 점검이 가능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한진수 교수는 “동물실험에 관한 정보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해왔으나 동물실험에 지장을 줄 정도의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면 청구에 응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동물실험은 자율적 내부통제를 원칙으로 한다. 연구기관은 3R 원칙에 따라 동물실험윤리위원회를 둔다.
3R이란 ▲대체 가능한 경우 동물실험을 지양(Replacement) ▲실험군 동물수는 최대한 적게(Reduction)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Refinement)하며 실험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실험윤리위원회는 이 같은 윤리성과 전문성 모두를 감안해 동물실험 계획을 심사하고 허가하는 역할을 한다. 만일 비인도적인 부분이 발견되면 연구처에 시정조치를 요구한다.
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들은 해당 정보를 유출해서는 안 된다. 공정한 심사를 방해할 수 있어서다. 유출 시에는 벌금이 부과될 뿐만 아니라 교수직을 박탈당할 수도 있다. 동물실험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던 것은 이 때문이다.
이번 판결에 따라 동물실험 정보공개 청구가 늘어나게 된다면 민감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분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수 교수는 “동물실험 정보에는 지적재산권에 해당하는 민감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이런 정보가 공개됐을 때 책임은 고스란히 기관의 몫이 되므로 공개 청구 시에는 정당한 사유를 갖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연구기관이 지속해 왔던 자율규제를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박재학 교수는 “윤리위원회에서는 실험 대상인 동물의 복지 문제를 최우선으로 한다"며 "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서 윤리성을 의심하는 것은 연구기관의 자율규제 시스템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불특정 다수에게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실험의 투명성과 적확함을 담보하는 것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며 “정보공개를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행정소송의 주체였던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측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