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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후 남은 혈액을 빼돌려 진단키트 제조업체에 넘긴 분당차병원 직원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1단독부는 폐기물관리법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차병원 소속 진단검사의학과 의료기사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B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A씨와 B씨가 다니던 병원 의료법인에도 직원에 대한 관리책임을 물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차병원에서 근무하던 의료기사 A씨는 병원에서 외래채혈실, 혈액은행, 분자생물 등 10개 파트 업무를 관리·감독하는 팀장으로 2013년 지인이 운영하는 진단키트 개발업체 유상증자에 참여해 4900만원을 주고 주식 462주를 샀다.
2014년, A씨는 이 업체로부터 진단키트 개발에 필요한 혈액 샘플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듣고 진단검사를 위해 채혈된 혈액을 검사하고 관리하는 B씨를 시켜 검사가 끝난 혈액을 냉동했다가 업체 관계자에게 넘겼다.
조사에 따르면 A씨와 B씨가 2015년 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약 20개월 동안 빼돌린 혈액이 4000여 개로 확인됐다.
이에 법원은 A씨와 B씨가 지정폐기물에 해당하는 혈액을 무단 반출·횡령한 것으로 판단하고 유죄 판결을 내렸다. 또한 의료법인에도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한 죄를 물어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는 지정폐기물로 처리해야 하는 혈액을 무단으로 반출해 횡령했으며 범행내용과 그 수법, 무단 반출한 혈액의 규모 등을 살펴본다면 죄질이 나쁘다"라며 유죄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A씨 측은 혈액이 형법상 재물에 해당하지 않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금전적 교환가치를 갖지 않더라도 소유자가 주관적으로 가치를 가진다면 재물에 해당돼 횡령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법원은 A씨와 B씨를 관리하는 병원 의료법인에도 관리감독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장기간에 걸쳐 혈액을 외부로 무단 반출한 것으로 미뤄보아 병원은 단 한 차례도 혈액 폐기 여부를 점검하지 않았으며 직원 교육과 관리감독이 제대로 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끝으로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과 반출한 혈액은 폐기물관리법이 정한 지정폐기물 처리절차에 따라 처리된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