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정신성의약품의 관리감독에 대한 문제가 계속해서 지적되는 가운데 불법으로 향정 비만치료제를 빼돌려 인터넷을 통해 판매한 약국 종업원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나와 관심을 끈다.
울산지방법원은 최근 근무하던 약국에서 향정신성 비만치료제 ‘펜키니’, ‘휴터민’, ‘디에타민’ 등을 몰래 집으로 가져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판매한 A씨에게 마약류관리에 관한법률 위반으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에 추징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마약류취급자가 아님에도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울산 남구 소재 약국에서 종업원으로 근무하면서 보관중인 향정신성 비만치료제 2200여정을 빼돌려 인터넷 사이트 ‘번개장터’에서 판매하다 적발됐다.
재판부는 “근무하던 약국에서 몰래 빼낸 마약 성분이 첨가된 약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했고 그 횟수와 분량, 판매액이 상당하다”면서도 “전과가 없는 초범이고 깊이 반성하는 모습을 고려해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에 처한다”고 밝혔다.
최근 이번 사건과 유사한 향정 의약품 관련 범죄 사건이 늘어나면서 정부는 향정 의약품 관리감독 강화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병의원, 약국과 제약사까지 얽힌 민감한 문제인 만큼 성과를 도출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도입한 의약품 일련번호제와 향정 의약품 오남용 방지 방안으로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검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마약류 불법 취급 자료를 분석해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전체 마약사범은 2012년 9255명에서 지난해 1만4214명으로 53.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UN의 ‘마약청정국’ 기준은 인구 10만명당 연간 마약사범 20명 미만이다. 이 기준을 적용할 때 이미 한국은 지난해부터 마약청정국 지위를 잃었다.
전체 마약사범 중 향정 의약품 불법취급 비중은 80%를 넘어선다. 향정 의약품을 불법으로 취급한 자는 2012년 7631명에서 지난해 1만1396명으로 49.2% 늘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6019명이 향정 의약품을 불법으로 취급하다 적발됐다.
제약계 관계자는 “국회에서 마약류관리법 개정에 대한 움직임이 있지만 관리감독 강화의 구체적 방안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라며 “향정 의약품 관련 범죄가 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정부정책과 함께 제약사나 병의원, 약국의 향정 의약품에 대한 인식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