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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유전자치료 시장 규모가 올해 8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논의조차 제대로 안되는 첨단재생의료 활성화법을 시급히 통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우리나라 줄기세포 연구가 황우석·최순실 사태를 겪으면서 주춤한 반면 일본은 우리나라에서 발의된 법안을 활용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줄기세포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실정이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주최로 국회에서 개최한 '첨단재생의료 활성화 방안 모색' 토론회에는 전문가들이 모여 안전성의 확실한 담보를 전제로 법 제정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앞서 전혜숙 의원은 지난해 11월 재생의료 시술에 대한 안전관리체계를 마련하고, 희귀·난치질환자 등 다른 치료법이 없는 환자들을 위해 재생의료 임상연구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첨단재생의료법'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각종 단체의 이해관계에 부딪치면서 1년 가까이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의 발제에 나선 강경선 서울대학교 생명공학공동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2010년 이후 지금까지 개발된 줄기세포 치료제 7개 제품 중 4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고, 이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에 따라잡히고 있다"면서 "미국, 유럽, 일본 등과 같이 하루빨리 첨단재생의료 활성화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첨단재생의료는 미래 의학의 지향점인 맞춤 치료의 결정자이면서도 미개척 분야로서의 불확실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우리나라는 이미 4개 제품을 시판하고 있으며, 45개 제품의 임상시험 진행 중인 등 충분한 R&D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소라 인하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의 재생의료촉진법 제정·시행 성공사례를 들어, 우리나라 첨단재생의료법 제정 방향을 제시했다.
일본은 지난 2013년 재생의료촉진법을 제정했다. 재생의료를 치료 뿐 아니라 예방까지 광역 범위로 정의하고, 국민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종합시책을 추진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2014년 11월 의약품 관련 법을 개정하면서 줄기세포 치료제의 경우 임상 시험 초기(1~2상)가 끝나고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면 사용 승인 허가를 먼저 해주고, 치료 과정을 보면서 부작용 여부를 감시·관리한다. 사용 시기를 1~3년 앞당기고, 개발 비용을 수십억~수백억원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다만 이 같은 법안은 2010년대 초반 우리나라가 먼저 입안했지만, 여기에 줄기세포 치료제를 포함하느냐, 마느냐 논쟁 끝에 결국 법안이 사장됐다. 반면 일본은 이를 도입해 활용한 것이 의료계의 중론이다.
일본은 법 시행에 따라 환자 치료 기회는 물론 임상연구와 임상시험 사례도 약 2배 증가했으며 민간 투자 및 외국 자본 유입도 늘어났다.
후지필름, 니콘, 히타치 등 일본 대기업이 재생의료 분야에 진출해 우수한 기술을 가진 선진국 기업의 일본 진출이 늘고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이라는 낙수효과도 얻었다. 환자들에게 바른 정보와 안전한 의료기관 정보를 제공하는 등 재생의료서비스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강화함으로써 일본 재생의료에 대한 세계적인 신뢰도를 획득했다.
박 교수는 전혜숙 의원이 발의한 첨댄재생의료법에 대해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활성화 및 안전관리를 위한 법"이라며 "법안이 제정되면 단기적으로는 치료가 절실한 환자에게 접근성을 증대하고, 안전한 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유효성이 우수한 치료제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며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복지부·식약처 "법 제정 공감"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측도 법 제정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오상윤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은 "우리나라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가장 먼저 허가받았고, 지금 시판 중인 치료제 7종 중 4개를 개발하는 등 첨단재생의료 분야 잠재력이 높고 기술력도 충분하다"며 "그러나 선진국보다 제도적 정비, 투자 등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 활성화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 안전성에 대한 신중한 접근은 당연하지만, 너무 그쪽에만 매몰되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과장은 "재생의료가 앞으로 고령화, 의료비 상승 등 보건의료여건 어려운만큼 하나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대규모 R&D 투자도 필요하나, 이와 함께 새로운 기술들이 개발되고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하는 '통로'도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즉 관련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특별법 통과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어 "법안이 있어야만 국민의 생명, 안전 직결되는 규제장치를 마련할 수 있고, 건보 등재, 인허가 등 보건의료제도 개선, 세제 지원, 인프라 투자, 시설 구축, 인력 양성 등 정책 지원도 이어갈 수 있다"며 제도적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영옥 식약처 바이오의약품정책과장은 "재생의료제품을 포함해 모든 의약품은 국민안전, 환자치료 기획 확대 측면에서 중요한 재화다. 이런 게 잘 갖춰지도록 법 체계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국민 치료 기회 확대와 안전 등 주요한 측면에서 잘 갖춰진 법이 제정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안전 관련 이슈는 국가신뢰도와 연관돼 있다. 명확한 기준이 없으면 의약품으로 관리하는 체계에서도 도전받을 수 있다"면서 "현재 첨단바이오의약품법안도 발의돼 있는데 재생의료법과 연계해 국회에서 잘 조율되길 바란다"며 안전관리 방안 마련에 신경써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정부·여당은 올해 안에 첨단 재생의료 활성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김승희 의원도 전혜숙 의원보다 먼저 '첨단재생의료의 지원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던 만큼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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