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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여름 뇌전증 환자가 부산 해운대에서 2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교통사고를 일으켰고 같은 해 가을에는 대전에서도 치매환자가 운전 중 심각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회가 중증 치매나 뇌전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운전면허 부적격 판정을 내려야 한다는 도로교통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부적격 판단의 명확한 근거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각종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인데, 건보공단 입장은 "수용 불가"로 확인됐다.
최근 건보공단은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입법발의한 ‘운전면허 부적격자 관리법’에 관련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하태경 의원은 경찰청이나 도로교통공단이 건보공단에 요청 시 필요자료 제공 여부에 대한 판단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건보공단은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건보공단은 교통상 위험이나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부적격 운전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교통안전을 확보하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개인별 민감한 건강정보를 담고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 의원의 개정안을 토대로 경찰청장 등이 부적격 운전자 관리를 위해 건보공단에 요청하게 될 자료는 건강에 관한 정보(법 제82조 제1항 제2호·제5호)다.
치매, 정신분열병, 분열형 정동장애(情動障碍), 양극성 정동장애, 재발성 우울장애 등 정신질환 또는 정신 발육지연, 뇌전증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운전을 불가능한 사람을 판단하는 근거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건보공단 관계자는 “공단이 보유한 자료는 운전면허를 받으려는 사람의 과거 진료이력에 관한 정보로 면허를 받으려는 현재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자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공단이 보유한 정신병력 등 특수상병에 대한 정보는 수진자, 진료일자, 상병명 등이다. 이 외에 구체적이고 경중도 등의 사실 확인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도로교통법 시행령(제42조 제1항·제3항)에서는 일정한 질환이 있으면 바로 운전면허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운전을 할 수 없다고 해당 분야 전문의가 인정해야 하는데, 공단이 보유한 자료로는 이를 확인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교통상의 위험이나 장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운전 부적격자에 대한 관리라는 개정안의 취지와 관계가 없는 사람에 대한 정보가 제공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부적격 운전자 관리에 필요한 자료는 면허취득 시 정보주체가 직접 제공토록 하거나, 해당 사실을 인지한 의료인이 제공하도록 하는 방안이 먼저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