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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헬기 운행을 시작한지 6년째에 접어든 시점, 이송된 환자는 지난달 5000명을 넘어섰다. 도서 및 산간 지역 등 응급의료 취약지역 중증환자들의 의료서비스 향상과 골든타임을 지켜주겠다는 닥터헬기는 ‘하늘을 나는 응급실’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닥터헬기 운영 실태는 아직 취약한 상태로 보다 적극적인 개선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닥터헬기 이·착륙 시 이용되는 인계점 관리가 소홀해 병원이송이 지체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닥터헬기 도입과 현황
닥터헬기는 지난 2011년 도입됐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응급환자 치료 및 이송을 위해 운영하는 전용헬기의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도서산간지역 등 응급의료 취약지역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의사, 간호사 등 전문 의료진이 각종 첨단 의료장비를 구비해 닥터헬기에 탑승·출동하는 방식이다.
현재 닥터헬기는 인천(가천대길병원)·강원(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충남(단국대병원)·경북(안동병원)·전북(원광대병원)·전남(목포한국병원) 6개 지역의 거점응급의료센터에 1대씩 총 6대가 배치돼 운영 중이다.
2011년 9월 운항을 개시한 닥터헬기는 그해 76명의 중증응급환자를 이송했으며, 2012년 320명, 2013년 485명, 2014년 950명, 2015년 941명, 2016년 1196명 등 점차 그 역할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올초 닥터헬기를 이용한 환자는 4000명을 넘었고 9월에는 5000명을 넘어섰다. 이송된 환자 중 3대 중증응급환자 비율은 56.1%에 달하며, 그 외 호흡곤란, 화상, 의식저하, 쇼크 등의 기타 응급질환환자는 43,9%로 집계됐다.
이러한 수치에 근거해 정부는 닥터헬기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 복지부 관계자는 “닥터헬기 운영지역은 현재 6곳에 머무르고 있지만 추후 2배 가까운 11곳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소방, 해경 등 구급헬기 운영 기관과의 공조체계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추락사고 문제 도사리는 ‘취약한 인계점’ 관리
6개 시도(인천·강원·충남·경북·전북·전남)는 닥터헬기 제공자와 협의해 운항대상지역 중 응급상황에서 닥터헬기 이착륙이 용이한 공유지 및 사유지를 ‘인계점’으로 선정했다.
인계점은 응급상황에서 이용되는 특성 상 닥터헬기의 신속하고 안전한 이착륙이 가능하고 응급환자 이송 과정에서 주변 민간인 및 민간시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소로 선정된다.
하지만 인계점 사용이 어려워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군산해양경비안전에 따르면 금년 5월16일 오후 1시12분 관광객 A씨가 선유도 선착장에서 부주의로 추락해 머리 부분이 약 10센티미터가 찢어져 출혈이 심한 상태로 119에 신고 및 접수됐다.
당시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1시17분 닥터헬기(원광대병원)의 응급환자 이송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닥터헬기는 사고지점인 선유도에 ‘선유도 인계점’이 있음에도, 1시41분 다른 섬인 신시도에 위치한 ‘새만금33센터헬기장 인계점’에 착륙했다.
사고 접수로부터 무려 78분이 경과한 오후 2시 30분, 새만금33센터헬기장 인계점에서 닥터헬기에 인계됐다. A씨는 원광대병원으로 이송돼 생명을 구했으나 사고발생지점에서 가까운 인계점을 두고 다른 인계점을 이용하느라 자칫 큰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높았다는 지적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에게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인천 156개, 강원 83개, 충남 127개, 경북, 95개, 전남 232개, 전북 94개로 총 787개(2017년 9월 기준)의 닥터헬기 인계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형별로 보면, 전체 787개 닥터헬기 인계점 중, 93.3%(734개)가 공유지였으며, 사유지는 전체의 6.7%인 53개에 불과했다.
이처럼 사유지의 비율이 현격히 낮은 이유는 사유지 소유주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어려움 등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환자 인계점 부근에 닥터헬기의 신속하고 안전한 이착륙을 방해하는 고압선, 전신주 등이 있거나 각종 농기구, 보트까지 버젓이 놓여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야간에 닥터헬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설치된 항공 등화시설이 파손된 인계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지역의 공터, 운동장 등에서 행사가 열리거나 일몰 이후 인계점 관리자가 없어 닥터헬기가 응급상황에서 인계점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닥터헬기 인계점의 부실한 관리는 닥터헬기 이착륙을 방해하여 환자의 생명은 물론, 자칫 추락사고 등으로 이어져 닥터헬기 탑승자와 주변 민간인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자료에 의하면, 2015년 이후 2년 7개월 동안 이착륙장 사용불가를 이유로 닥터헬기의 출동이 기각(54건) 및 중단(5건)된 경우가 무려 59건 발생했다. 인계점 선정 및 관리가 부실하다는 뜻이다.
국립중앙의료원 담당자에 따르면, 현행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상의 법적근거 부재로 인해 상당수 인계점에 안내판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인계점이 응급상황 발생 시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며, 어떤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김승희 의원은 “응급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닥터헬기 인계점 안내판 설치가 의무화되지 않아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안내판 의무설치 등 닥터헬기 인계점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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