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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메르스 등 국가재난사태 이후에도 여전히 필수의약품에 대한 비축이 미비한 데다 제도마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흔히 '링거'라고 불리는 기초 수액제는 수익성이 낮아 제약사에서 생산을 기피하고 있어 비상상황 발생 시 공급대란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의원(국민의당)은 11일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필수 의약품 비축체계가 미비한 데다 비상사태 발생 시 의약품을 어떻게 공급하고 운송할지에 대한 체계적 시스템이 없다"며 "그나마 있는 매뉴얼대로 훈련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초 수액제는 응급 환자 등의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퇴장 방지 의약품(퇴출 방지 및 생산 장려를 위해 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필수의약품) 중 하나다.
하지만 기초수액제의 납품가는 개당 1,000원 가량으로 생수보다 저렴해 제약사에서 생산해도 원가를 보전하기도 어렵다. 대부분의 제약사가 생산을 꺼리고 있어 현재 JW중외제약, 대한제약, CJ헬스케어 3곳이 시장 공급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실태다.
그런데 평상시에도 이들 3사의 공장 가동률이 100%를 넘고 있어 전시나 재난과 같은 비상사태 발생 시 신속한 증산이나 적재적소 운송이 등이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기초수액제는 값이 싼 데다 부피가 커서 의료기관이 장기간 보관을 꺼리는 형편이다. 대형병원들이 경영 효율화를 위해 창고를 최소화하는 추세이고,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병원들은 창고조차 없어 제약사와 병원 간 일일 직배송 시스템으로 수요량을 의존하고 있다.
현재 기초 수액제는 정부의 비축 대상에서조차 제외된 상황이다.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된 126개 품목 중 14개는 기초수액제가 없으면 사용 자체가 불가능한데,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의 필수 의약품 목록에는 포도당주사액, 포도당생리식염주사액, 염화칼륨주사액, 생리식염주사액, 탄산수소나트륨, 하트만액, 주사용수 등 7가지 기초수액제가 포함돼 있다.
지정 필수의약품이 너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정하는 국가필수의약품은 126개, 국가 비축용 의약품은 36개에 불과하고, 보건복지부는 생물화학전에 대비해 천연두 백신과 탄저백신 2가지만 비축하고 있다.
국가 비축용 의약품은 방사능 방재 대책법과 감염병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의약품의 안정적 확보 및 공급에 대한 규정에 따라 지정되는데, 방사능 재난 대비 차원에서 갑상선 방호약품들과 대규모 감염병 유행에 대비한 항바이러스 제품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최도자 의원은 "입원환자 90% 이상이 수액을 맞을 만큼 위급상황에서 가장 큰 역할을 수행하는 게 기초수액제인데도 국가필수의약품 지정이나 비축의약품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어 비상상황 시 의료대란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법 개정 등이 어렵다면 의료기관이 재난에 대비해 일정 물량의 의약품을 비축, 관리토록 지도하고 이를 의료기관 지정이나 인증평가 때 반영하는 방법도 있다"며 "정부는 해법은 찾지 않고 비상시 의약품 관리에 대한 책임을 서로 떠넘기기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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