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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만 다뤄진 2017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2~13일 양일간 국정감사를 실시, 문재인 케어에 대한 정부의 재정추계에 대해 집중 토론했다.
다만 재원의 현실성에 대한 야당의 질의에 복지부는 면밀히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이어갔으며, 특히 최근 한의사-의료계 간 쟁점으로 재부상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문제는 논의되지 않으면서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당은 정부의 文케어에 대한 재원추계의 비현실성과 함께 복지부의 부실한 자료제출에 대해 전방위적 공세를 가했다.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보건복지부에 문재인 케어 입안 과정 시 참여했던 공무원과 외부 민간 전문가 명단을 재차 요구했다.
김상훈 의원은 “5년간 혈세 30조6000억원이라는 대규모 재원이 투입되는 정책에 참여했던 외부 전문가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블라인드 리스트가 존재하는 것”이라며 “이는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 재정파탄 우려가 있는 정책에 참여한 전문가가 어느 정도까지 개입했는지, 그들의 주장은 무엇이었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전문가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복지부를 거듭 비판했다.
같은 당 김승희 의원은 “복지부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제가 요구했던 자료가 아니다. 복지부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여서 자료제출을 못하는 건지, 갖고 있는데도 내놓지 않는 건지 둘 다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으며 송석준 의원도 “‘묻지마 케어’에 가깝게 덜 다듬어진 정책이라는 것에 대해 반성하고 보완해 달라”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은 “문재인 케어는 여전히 의료이용량 증가, 비급여 풍선효과 등으로 인한 보험재정의 불확실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2년 뒤쯤 문재인 케어 재정에 대한 중간 평가를 실시하자. 청문회처럼 검증하고 후속 조치를 모니터링해서 향후 계획을 바꿀 필요가 있지 않은가”라고 제안했다.
여당에서도 복지부가 이같은 야당의 지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라는 당부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문재인 케어를 진두지휘할 복지부를 향해 “적극적인 대책을 같이 마련해서 수행해야 한다. 근본적인 고민을 함께하지 않으면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며 “공약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정부가 겸손하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심도 있는 연구와 검토를 통해 보완해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현행 행위별 수가제를 유지할 경우 문재인 케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선진국의 진료비 지불체계를 검토해 합리적인 개편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건보재정 국고지원 향상과 준비금 조정, 부당이득금 환수, 보험료부과체계 개편 강화 등을 제언했다.
의료서비스 공급자인 의료단체도 국정감사장에서 정부의 소통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한의사협회 김형수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은 이날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문재인케어의 취지에 대해서는 적극 공감한다”면서도 “정책을 시행할 때 이해관계자를 좀 더 설득하는 노력이 있고, 그 노력의 결과로 정책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용추계의 목적은 향후에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인지,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그리고 그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준비하기 위함”이라며 “비용추계에 대한 근거가 얼마나 정확한지, 얼만큼 정확하고 그 정보를 이해관계자가 받아들이고 논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능후 장관은 “지난 이틀간 지적해준 것을 잘 정리해 논의하겠다”라며 “의료비를 적정수준으로 관리하면서 보장성 강화를 확보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전면적인 개편과 종합적인 시각이 필요한 만큼 체계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의료계와 한의계 간 충돌로까지 이어진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허용에 대한 논의는 당초 기대와 달리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나마도 의료계와 한의계에서 각각 참고인이 동반 출석할 예정이었는데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이 불출석하면서 논의의 자리마저 성사되지 않았다.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은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신뢰하고 안전한 곳에서 CT나 MRI를 찍을 것”이라며 “엑스레이는 아무나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레지던트와 팰로우 등 10년이 넘는 수련기간을 거쳐야 제대로 볼 수 있는 행위”라고 의료계에 손을 들어줬다.
박인숙 의원은 “제가 의사이긴 하지만 지금 엑스레이 영상을 판독하라고 하면 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영상의학과 수련을 받으면 할 수 있을까 말까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의대를 졸업하고 몇 달 배워서 CT, MRI를 보는 것과 10여 년을 공부한 사람이 읽는 것 중 어디를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의계가 규제와 면허에 대한 구분을 명확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인숙 의원은 “면허와 규제를 헷갈리면 안 된다.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규제가 아니다”라며 “배워서 잘하겠다고 하는데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한의사가 영상진단기기 등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의사 직능의 면허 범위는 규제 영역에서 다뤄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또 “한의학 자체가 CT, MRI 없이도 진단을 하는 것 아닌가. 허준이 CT, MRI로 진단했던 게 아니지 않나”라며 “만약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해 진단을 하겠다면 의대에 입학해 배워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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