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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연구사업인데 환자가 진료비 부담하는 현실
의료진 답답함 호소, “제한적 의료기술 연구, 효과 보려면 지원비용 늘려야”
[ 2017년 11월 28일 05시 24분 ]
임상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제한적 의료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병원들이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토로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지난 2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로얄호텔서울에서 첫 제한적 의료기술 사례발표회를 개최했다.
 
제한적 의료기술은 신의료기술평가 결과 대체기술이 없거나, 남용의 소지가 없는 희귀질환 치료 방법 가운데 시장 도입이 불가능한 연구단계 의료기술의 임상적 근거 마련을 위한 지원정책이다.
 
현재 총 5개의 제한적 의료기술이 연구과정에 있으며, 이들은 인건비 및 시술비용과 검사비용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날 ‘유리체내 자가혈소판 농축액 주입술’에 대해 발표한 서울성모병원 박영훈 교수는 제한적 의료기술에 대해 “기업이 아닌 국가기관의 지원을 받아 임상연구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며 “연구단계 기술에 대해 적극적으로 근거를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가 인정한 제한적 의료기술을 실시하는 의료기관임을 강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우리 눈의 중심시력 90%를 좌우하는 망막 황반부에 결손이 발생하는 망막질환인 ‘황반원공’에는 주로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한다. 그런데 고도 근시 증상이 있거나 원공의 최소지름이 400µm 이상일 때, 혹은 증상이 재발한 경우에는 수술 성공률이 낮아진다.
 
이 때 자가혈소판 농축액(APC, Autologous Platelet Concentrate)을 주입해 그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는 것이 연구의 주요 골자다.

박영훈 교수가 공개한 사례에 따르면 원공 지름이 500µm 이상인 환자의 경우에도 APC 주입술을 시행했을 때 폐쇄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확인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박 교수는 “제한적 의료기술 제도를 통해 임상연구자가 다양한 신의료기술 관련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연구할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임상 근거를 모으는 연구를 위해 환자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모순돼 있다”고 지적했다.
 
환자 입장에서는 아직 시장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시술 및 수술이 건강보험 상에서 비급여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자비를 들여 받아야 하는 셈인데, 의사가 이를 환자에게 납득 및 이해시키기 매우 곤란하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수술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에 참여해 달라고 하면서 아직 확인되지 않은 기술이니 돈을 내야 한다고 말하는 셈”이라며 “이 때문에 연구 대상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췌장암에서의 비가역적 전기천공술(IRE)’을 연구하고 있는 세브란스병원 정문재 교수도 “대부분의 환자 및 보호자가 경제적인 부담을 이유로 시술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연구 활성화를 위해 국고 지원비 중 시술과 관련한 지원 예산의 확대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췌장암은 최근 20년 동안 생존률이 증가하지 않은 유일한 암이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어렵기 때문인데, IRE는 개복(開腹)후 췌장에 직접 전기적 충격을 가해 암 성장판을 파괴해 암의 크기를 줄이고 생존 기간을 늘리는 치료법이다. 
 
현재 미국과 대만에서는 활발히 시행돼 임상 근거를 쌓아가고 있는 상황이며 국내에는 제한적 의료기술로 도입돼 있다. 
 
그러나 시술 비용만 1500만원에 달하고 입원비용 등까지 계산하면 2000만원 정도를 환자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에 선뜻 참여하기가 어렵다.

실제로 정 교수팀은 처음에는 80명의 환자를 연구 목표로 삼았으나 지금까지 16명 정도만 참여했을 뿐이다.
 
정문재 교수는 “제한적 의료기술 제도로써 국내 도입 절차가 복잡하고 임상 적용이 어려운 신의료기술을 시도해볼 수 있다. 수행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국내 및 국제 학회에서 선도 기관으로 주목받는 이점이 있다”면서도 “과제 특성상 연구에 소요되는 재정의 대부분을 환자들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해진기자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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