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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서 겨울, 그리고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뇌동맥류로 인해 유난히 많은 뇌출혈 환자가 발생한다. 최근 의학의 눈부신 발달로 뇌출혈 환자 사망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골든타임을 넘기는 등 응급 발생하는 뇌출혈 환자 사망률은 여전히 높다. 이런 가운데 국내 뇌동맥류 최다수술 기록 보유자가 서울아산병원에서 경희의료원으로 자리를 옮겨 병원계에서 관심이 높다. 주인공은 권병덕 교수[사진]. 국내 뇌동맥류 수술 1인자이자 경희의료원 신경외과에서 제2의 인생을 펼치고자 하는 권 교수의 계획 그리고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최근 뇌동맥류 진단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뇌동맥류가 늘었다기 보다 최근 건강검진이 활발해지며 뇌동맥류 발견 건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부분 출혈 전(前) 뇌동맥류를 발견하게 되는데 과잉진료 우려도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뇌동맥류는 모양·크기·발생 위치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술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환자 생명과 연관돼 있어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행하는데 나이가 어린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위험요소를 완벽하게 제거하기를 추천한다. 집안 내력, 고혈압, 뇌동맥류로 인해 환자가 가지는 스트레스 여부 등이 치료를 결정하는 판단 요인이 된다.
Q. 기존 수술 요법(개두술)과 코일색전술을 비교하면
예전에는 직접 머리를 열어 뇌동맥류를 눈으로 확인해 수술하는 방법 밖에 없었지만 1990년대 중후반부터 혈관 조영술 후 다리 쪽 작은 관을 통해 코일을 넣고 비정상적인 혈관을 막는 뇌동맥류 코일색전술이 나와 치료 옵션이 늘었다. 현재는 비중이 5:5 정도로 균형이 이뤄진 실정이다. 최근 두 가지 수술에 대해 효과가 비슷하다는 논문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할 수는 없지만 환자 상황에 따라 더 추천되는 수술법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코일색전술의 경우 재발하는 경우가 가끔 있어 젊은환자의 경우에는 개두술 후 뇌동맥류를 클립으로 결찰하는 방법이 낫다고 생각한다.
Q. 지난해 8월 정년 후에도 1년 동안 서울아산병원에서 환자를 봤다. 경희의료원으로 이직한 이유는
지난해 정년을 앞두고 경희의료원에서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이 있었다. 아산병원서도 근무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개인적으로도 경희의료원에서 후학을 양성하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를 더 많이 수술해 실적을 올린다거나 어떤 업적을 이루겠다는 것보다는 후배 교육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했을 때 나에게 경희의료원이 더 적합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자리를 옮기게 됐다.
Q. 두 달 동안 경희의료원에서 지낸 소감은
사실 자리를 옮긴지 아직 두 달 밖에 지나지 않아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했다. 특징이라면 의료진 간 대화가 매우 많이 이뤄지는데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친밀도가 높은 것 같다. 매일 아침 동료들과 함께 컨퍼런스도 열어 다양한 의견도 나누고 있다. 경희의료원에서 수술에 필요한 각종 장비도 보강해줘 기존 일하던 환경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Q. 향후 계획과 이루고 싶은 목표는
그동안 전문가로서 일하며 자녀 교육 뿐 아니라 평범하게 가정을 꾸려올 수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를 ‘럭키 뉴로서전(Lucky Neurosurgeon)’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교수나 선배들도 나에게 좋은 가르침을 주셨지만 제일 좋은 스승은 환자였다. 내가 환자들에게 베풀었다기보다는 환자들로부터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줬던 환자들에게 다시 베풀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들에게 다시 진료를 통해 보답할 계획이다.
아울러 10년 전부터 생각해왔는데, 지금까지 뇌동맥류에 대해 많이 경험했던 만큼 뇌동맥류와 관련한 재단을 만들고 싶다.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뇌동맥류 환자에 대한 진료 지침·통계 등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