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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법원 "턱수염 의사 해고한 병원 결정 정당"
"정교분리 원칙 위반", 원고 "몇 ㎝부터 위반인지 항소하겠다"
[ 2018년 01월 01일 19시 30분 ]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법원이 턱수염을 기른 외과 수련의를 해고한 병원 측의 손을 들어줬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베르사유 법원은 외과 수련의가 턱수염을 길게 길러 정치와 종교의 엄격한 분리 원칙인 '라이시테'를 위반했다면서 해고한 센생드니 병원의 결정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이집트 출신의 이 의사는 지난 2013년 이집트 메누피아 의대와 협력관계에 따라 파리 외곽의 센생드니병원에서 수련의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턱수염을 4∼5㎝가량으로 길게 기른 그에게 병원 측은 수염을 깎으라고 수차례 종용했다. 다른 직원과 환자들에게 길게 기른 턱수염으로 인해 그가 특정 종교(이슬람교)의 신자임을 명시적으로 드러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이 의사는 병원 측의 반복된 '지시'를 수차례 거부했고 결국 해고됐다.
 

병원을 상대로 해고 무효소송을 제기한 의사는 법정에서 "병원 측에 사생활을 존중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무시당했다. 해고는 병원장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자의적으로 내려진 결정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종교적 정체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병원 측은 종교적 중립과 정교분리의 원칙인 라이시테가 공공서비스인 의료 영역에서 더더욱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원고가 수염을 기른 행위가 종교적 행위와 함께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공공서비스에서의 중립성과 라이시테 준수 의무가 결여됐다고 판단된다"면서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고 공영 프랑스3 방송이 전했다.
 

원고 측 변호인은 그러나 "과연 턱수염이 몇 ㎝부터 라이시테에 위반이 되는지 토론이 필요하다"면서 최고행정법원(콩세유데타)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2015년 11월 130명이 숨진 파리 연쇄테러 직후에도 오를리공항 경비원 3명이 턱수염을 자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된 바 있다. 당시 노동법원도 사용자 측의 해고 결정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프랑스에서는 정치와 종교를 철저히 분리하는 헌법 전통인 '라이시테'에 따라 공공기관, 공립학교 등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종교색을 띄는 상징물이나 행동을 금지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연합뉴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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