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로봇·3D프린터 등 첨단기술의 부상으로 의료기기산업 발전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다.
올해는 첨단의료기기의 신속한 인허가와 함께 오랜 숙원과제였던 의료기기산업육성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의 4차산업혁명위원회 수립 이후로 첨단산업분야 R&D 투자 확대 못지않게 강조된 것이 규제혁신이다. 최근 ‘4차산업혁명 규제·제도 혁신 해커톤(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다뤄졌다.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을 비롯해 김성호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안전국장, 금융위원회 최훈 금융서비스국장 등 유관기관이 참여한 토론회에서는 의료기기분야의 경우 첨단의료기기산업 활성화를 위해 차별화된 허가 패스트트랙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관계자는 “첨단의료기기는 초기시장 선점이 중요한 만큼 허가-평가 신속화로 시장 조기진입이 가능하도록 관련 규제를 개선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패스트트랙과 함께 가치기반 평가트랙을 마련하고 글로벌 상호인정제도를 추진한다는 합의사항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첨단의료기기와 관련해서는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도 최근 ‘첨단의료기기 개발 촉진 및 기술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이에 5년마다 첨단의료기기 개발 촉진에 관련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정된 첨단의료기기는 단계별 우선심사 등을 신청할 수 있으며 조건부 허가를 가능하게 하는 등 첨단의료기기와 관련된 심사 업무를 개선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오제세 의원은 “국내 의료기기 허가 및 지원 관련 제도는 첨단 제품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법안이 기술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며 “제품의 안전성·유효성과 동시에 기술 경쟁력 품질을 확보해 효과적 치료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몇 년째 지연되고 있는 의료기기산업 육성법 제정 또한 올해 과제 가운데 하나다.
제약사에 비해 의료기기 업체는 규모가 작은 편으로, 국내 시장도 영세기업의 비율이 80%를 넘어서고 있다. 이에 정책적 뒷받침을 통한 산업 육성의 필요성은 여러 번 지적돼 온 바 있다.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양승조(더불어민주당) 위원장이 발의한 바 있는 의료기기산업육성법안은 혁신형 의료기기업체 인증을 주요 골자로 한다. 혁신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업체에게 조세감면 및 정부사업 참여우대 등의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의료기기산업육성 지원위원회 설치 및 R&D 예산 확충 등 다양한 지원법안을 담은 지원 법안이 이미 여러 번 발의된 바 있음에도 여전히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황이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또한 이 같은 문제에 공감해 법안 제정을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관계자는 “첨단의료기기의 국내외 시장 확산을 위해서는 산업육성 차원의 정부지원과 향상된 가치의 건강보험 수가 인정이 절실하다는 데 합의했다”며 “정부가 차후 의료기기산업육성법 제정 및 건강보험수가에 첨단의료기기 가치를 반영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강보험수가에 첨단의료기기의 향상된 가치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업계의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연구용역 등을 거쳐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직속의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결정 사항은 보건의료정책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올 한해 이 같은 정책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