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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응급실 상주해도 주취자 통제 어려워"
주취자응급센터 실효성 의구심, "폭력 여전 근본 대책 필요"
[ 2018년 01월 17일 12시 19분 ]

서울지방경찰청과 서울시가 지난 2012년부터 6개 병원에서 주취자응급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응급실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시는 상습 주취자 보호·치료를 위해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등 5개 병원에 주취자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해 왔으며 작년 6월 서울시서남병원에 6번째 센터를 새로 열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해당 병원마다 경찰관이 6명씩 배치돼 운영되고 있으며 주취자응급센터 파견 경찰관은 주취자 신원 확인과 보호자 연락을 비롯해 주취자가 난동을 피울 경우 질서 유지 역할까지 담당한다. 


하지만 주취자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한 병원 관계자는 "수 년 째 응급실 운영회의에 상주 경찰관들을 참석시켜 업무 매뉴얼을 요청하고 있지만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센터에 파견됐음에도 불구하고 '권한이 아니니 112에 신고하라'는 입장만 반복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당초 취지는 의료진이 의료 행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파견 경찰관이 24시간 사무실에 대기하며 난동을 해결하고 질서유지 업무를 수행하고자 함이었지만 현실과는 괴리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주취자로 인한 응급실에서의 혼란과 치료진에 대한 신체적·정신적 폭력이 여전히 끊이질 않고 있어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 진료에 심각한 위험이 되고 있다는 비판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주취자응급센터로 기대감이 모아진 것도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센터를 둘러싼 회의적인 평가가 이어지면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된다는 지적이다.

응급실 폭력에 대한 사법부의 미온적인 태도 역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응급실 폭력 등에 대해서는 응급의료에관한 법률에 의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 이 법에 의해 엄하게 처벌된 사례가 실제 응급실 폭력 발생 건수에 비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의 A교수는 "현재로서는 폭력 피해 당사자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면서 "사법부도 경찰과 마찬가지로 환자나 보호자가 응급실에서 폭행을 하도록 병원이나 의료진이 잘못해서 그런 것 아니냐하는 시각과 법원의 온정주의에 기인한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그는 "응급실에서의 폭력은 단순히 개인 간 폭력 행위가 아닌 응급실에 내원한 중증환자들에 대한 준 살인행위 수준의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고 이러한 내용이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알려지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쉬운 대목은 또 있다. 폭력 발생 시 의료진이나 병원의 비적극적인 대처 역시 아쉬운 문제로 지적된다.


그는 "서울 대형병원에서는 예전보다 많이 개선됐다. 하지만 지방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응급실에서 폭력이나 폭언이 발생했을 때 해당 의료진이 경찰에 신고는 해도 폭력을 행사한 사람의 협박 등으로 인해 대부분 고소를 취하하는 형태로 일단락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응급실에 경찰관이 상주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주취자를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적돼 왔다.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B교수는 "응급실에서 주취자 난동 시 응급실 기능이 마비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다고 해서 주취자의 정신질환 유무 확인이 불가한 상황에서 입원 시 인권침해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B교수는 "술 취한 난동자의 관리를 병원에 떠넘기는 것은 응급환자의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위급한 응급환자에게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점점 많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B교수는 "경찰에서도 제압이 되지 않고 골치 아픈 주취자를 공권력도 없는 의료기관에 떠넘기겠다는 발상은 애초부터 무리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의료기관과 경찰이 자율적으로 MOU를 체결하는 방법으로 노출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의협 관계자는 “모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주취자가 응급 입원할 수 있도록 할 것이 아니라 현행과 같이 의료기관과 해당 경찰서와 MOU 체결을 통해 주취자를 보호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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