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명의 목숨을 앗아간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의 충격파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병원들은 사건 당일 달갑지 않은 오해로 홍역을 치러야 했다.
경남 시골 마을의 작은 종합병원이었지만 ‘세종’이라는 단어가 병원명에 포함된 탓에 유사한 이름을 가진 병원들에 취재진의 문의가 쇄도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병원급 의료기관 중 ‘세종’이란 단어가 포함된 곳은 18개에 달했다. 아예 ‘세종병원’으로 이름이 같은 곳도 상당수였다.
이들 중 일부 병원의 경우 업무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언론의 관심이 쏟아지자 안내문을 통해 이번 사건과 무관함을 해명했다.
가장 곤혹을 치러야 했던 곳은 국내 유일의 심장전문 세종병원이었다. 워낙 전국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병원이었던 만큼 사건 직후부터 문의전화가 걸려왔다.
“정확한 화재원인과 피해 규모를 알려달라”는 요청부터 “밀양에 분원이 있었냐”는 질문까지 내용도 각양각색이었다.
쇄도하는 문의에 일일이 대응하기 벅찼던 병원은 급기야 각 언론사에 ‘화재가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은 부천 세종병원 및 인천 메디플렉스 세종병원과 무관하다’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밀양 세종병원 운영주체가 효성의료재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사한 이름을 가진 병원들도 마찬가지 상황을 겪어야 했다.
실제 ‘효성’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병원급 의료기관은 전국에 15개로, ‘효성세종병원’부터 ‘아주효성의료재단’까지 유사한 명칭이 즐비했다.
특히 산부인과로 유명한 대구 효성병원에 관심이 집중됐다. ‘효성’이라는 이름 때문에 효성의료재단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오해한 관심이었다.
하지만 대구 효성병원은 설립자인 박경동 이사장의 이름을 딴 의료법인 경동의료재단이 운영하는 병원으로, 효성의료재단과는 전혀 무관하다.
박 이사장이 대한병원협회 대구경북병원회 회장과 대한중소병원협회 자문위원, 대한전문병원협의회 감사 등을 역임하며 대외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었던 점도 관심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다만 효성병원은 가슴 아픈 참사인 만큼 걸려오는 전화에 일일이 응대하며 효성의료재단과 무관함을 안내했다.
병원계 한 인사는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간혹 겪게 되는 홍역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오해가 피해로 이어지기도 한다”며 언론사들의 지나친 보도경쟁을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