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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뉴스 헤드라인에는 간밤의 사건·사고로 화재와 교통사고가 꼭 나오지만 아무도 본인이 그 사건의 주인공이 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듯 너무도 갑작스럽게 참변이 일어났다.
28일 오전 경남 밀양 농협 장례식장에는 생각지도 못한 화재로 가족을 떠나보낸 이들의 오열 소리로 가득했다.
이번 참사로 사망자가 무려 39명, 부상자도 151명이나 발생하는 등 화마가 할퀴고 간 현장의 모습은 참담하기만 하다.
경남 밀양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이번 화마는 환자 곁에서 이들을 챙기던 의사와 간호사들의 온몸도 덮었다.
119안전센터가 화재 당시 도착했을 때는 살이 익을 정도로 뜨거웠다. 주출입구로 짙은 연기가 도로 밖까지 나올 정도였고 입원 환자들은 손을 흔들며 구조 요청을 했다.
사고 당시 세종병원에는 100여 명의 환자가 있었는데 의료 인력은 당직 의사 1명과 간호사·간호조무사를 포함해 총 9명으로 의료진 1명당 환자 11명을 책임져야 했다.
밀양시 인근 하남읍 행복한병원 소속이었던 50대 후반 의사 정형외과 과장 민모(59)씨는 환자를 구하다 유독가스에 그만 목숨을 잃었다. 김점자(49) 책임간호사, 김라희(37) 간호조무사
의료진이 항상 부족한 지역이었던 만큼 밀양 세종병원에서도 당직 업무를 수행하며 주로 노인 환자들을 돌본 것으로 전해졌다.
행복한병원 김모 원장은 “아마 민 과장이 전 직장이었던 세종병원에서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하루만 당직을 서달라고 요청하자 이를 거절하지 못한 것 같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내성적이고 말수도 적은 성격이었으나 환자에게는 언제나 최선을 다한 의사였다”고 말했다.
1층 응급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민모 씨는 아직까지 장례식장이 부족해 빈소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어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환자들을 돌봤던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까지 참변을 당했다. 그들의 병원 신분증은 이제 영정 사진이 됐다.
30년 가까이 환자를 돌봐 온 김모 간호사(49)도 희생양이 됐다. 불이 났다는 소식에 병원으로 뛰어온 가족들은 병원 길 건너 노인회관에서 쓰러져 있는 김 간호사를 발견했다는 전언이다.
간호조무사로 일하다가 3년 전, 시험을 통과해 간호사의 꿈을 이룬 김모 간호사의 남편은 ‘자기야 살려줘’라는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아내를 떠나보내게 됐다.
남편은 급히 병원으로 뛰어갔지만 건물은 이미 화염과 연기에 휩싸인 뒤덮였던 것이다. 그는 “살려달라는 말만 남긴 전화가 마지막이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그는 “본인이 힘들어도 다른 사람한테 내색하지 않는 성격이었다”며 “6년 내내 병원에서 근무하며 간호사를 꿈꿔 오다가 올해 한 대학 간호학과에 지원, 합격 소식을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당시 허리에 화상을 손에는 핏자국이 보였는데 바로 옆에는 숨진 환자가 있었다는 게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화재 발생 직후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 곁을 지키다 숨진 간호조무사도 있다.
2011년부터 밀양 세종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해왔던 김모(37)씨 역시 화마가 병원을 삼켰을 당시 당직 근무 중이었다.
김씨는 불이 났다는 사실은 알게된 직후 혼자 빠져나오지 않고 환자들을 대피시키려다가 그만 병원을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랑하는 가족을 먼저 보낸 입장에서 의료진 유족들의 고통과 비극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다.
이들은 현장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마음만 먹었으면 얼마든지 살아나올 수 있었을 텐데 마지막까지 환자들을 대피시키려 하다가 희생된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이 희생을 국가가 잊지 말고 잘 받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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