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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학회가 설립 이래 처음으로 '교수' 직함 없는 회장 취임이라는 이례적인 상황을 맞이할 공산이 커지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오는 3월 말 취임을 앞두고 있는 경희의료원 비뇨의학과 장성구 교수(前 경희대병원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경희대학교 비뇨의학교실 장성구 교수는 지난 2017년 3월 대한의학회 차기회장으로 선출됐다. 서울대 의대와 연세대 의대 교수들이 사실상 도맡았던 대한의학회 역사 상 첫 타대학 출신 회장이 탄생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은 물론 경희의대동문회 역시 한껏 고무됐었다. 최초의 비(非) 서울대, 연세대 출신 의학회 회장일 뿐 아니라 의학회장이 국내 의학계에서 갖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경희의대 이미지를 크게 제고하는데 기여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장성구 교수의 대한의학회 회장 취임이 두달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학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희대학교가 대외적으로 영예로운 자리에 오른 동문 교수를 냉대하고 있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제기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장성구 교수 정년이 오는 2월까지라는 점이다. 장 교수가 이대로 정년퇴임할 경우 대한의학회장을 맡게 되는 3월에는 경희의대 교수 직함이 사라진 이후가 된다.
현재 장성구 교수는 대학으로부터 석좌교수 등 정년 이후 별도의 직책에 대한 언질을 공식적으로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연구실도 퇴임을 위해 사실상 정리가 됐다는 전언이다. 타 대학의 사례를 보더라도 이런 경우 작년 연말 예우 부분이 확정됐어야 한다는게 의료원 내부 분위기이다.
경희의료원의 한 교수는 "우리 의대에서 처음으로 대한의학회 회장을 배출했다. 그것도 선거로 선출됐다. 경희의대 위상을 높일 수 있는 큰 일을 해낸 분을 이렇게 홀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경희대학교 입장에서는 개교 이래 첫 ‘대한의학회’ 회장을 배출하고도 대학 이름을 붙이지 못하게 될 상황이지만 장 교수에 대한 정년연장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경희대는 지난 2010년 10년 이상 근무한 60세 이상 교수들을 대상으로 정년을 연장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현재 정년퇴임 예정 교수들에게 신청을 받고 있어 장성구 교수의 직함 유지는 불가능한 사안은 아니다.
정년연장을 요청 받은 대학은 교내인사위원회 심의와 해당 교수의 연구 성과 등에 대한 엄정한 심사를 거친 뒤 정년연장을 결정한다. 이 경우 최대 70세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을 가진 경희대는 아직까지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경희대 의대 우정택 학장은 “2월 초에 학사위원회가 열린다. 정년연장과 예우 등은 그 때 논의하기로 돼 있다”면서도 “정년연장을 최종 결정하는 것은 대학이다. 다만 의대 차원에서는 예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희의대동문회 이송 회장 역시 “정년연장은 전적으로 대학 총장 결정에 달렸다. 일부 교수들은 정년 후에 석좌교수로 머무는 경우가 있는데 장성구 교수 역시 석좌교수 형식으로 학교에 남지 않겠냐”며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그는 이어 “현재도 경희의대동문회 차원에서 총장과 논의하고 있는 현안이 많다. 교수 정년 등은 대학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의견을 전달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경희의료원 다른 교수는 "대한의학회장은 의료계에서는 매우 명예로운 자리다. 학내 교수들의 사기진작 차원과 함께 전체 경희의료원 직원들과 의대생, 동문들의 위상 제고 측면에서도 학교가 정중히 예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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