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정책으로 인해 고가의 수술로봇을 들여오기 어려워 대형 의료기관 외에는 주로 내시경을 활용한 갑상선 수술을 시행해 왔던 중국이 변화하고 있다.
외과 술기 연수에 의료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첨단 의료기기와 최신 수술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한 해 1000여 건에 달하는 갑상선 로봇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변화의 흐름에는 갑상선 수술에 로봇을 처음으로 도입한 한국 의료진도 큰 기여를 했다.
지난해 12월 중국의사협회로봇수술지회는 북경 허무지아병원에서 처음으로 ‘한·중 갑상선암 다빈치 로봇 라이브 수술 학회(China-Korea Robotic da Vinci Live Thyroid Cancer Surgery Seminar)’를 개최해 한국의 갑상선 로봇수술 전문가를 초빙하고 중국 의료진과 함께 수술 노하우를 공유했다.
해당 학회에서 한국 대표로 참석해 유륜-액와 접근법을 통한 로봇 갑상선 전절제술을 시행한 중앙대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강경호 교수는 “로봇 갑상선암 수술은 암치료이면서도 미용과 성형적 장점이 크기 때문에 중국 환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최근 중국에서도 갑상선 로봇수술 횟수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경호 교수가 선보였던 유륜-액와 접근법은 갑상선유두암 및 외측림프절전이 환자에 대해 겨드랑이와 유룬 근처 절개 후 공간을 만들어 수술을 진행하는 방법이다. 이전에는 수술을 위해 이산화탄소 가스를 주입해 별도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선호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기존 갑상선 수술보다 덜 침습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강 교수는 “그간 로봇수술 적용이 어려운 것으로 인식됐던 림프절이 넓게 전이된 갑상선암 환자에게 유륜액와 접근법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이를 해외 학술지 ‘Head & Neck’에 처음 보고했다”며 “로봇 갑상선 수술과 경부 절개 수술의 통증 및 회복 결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서울대·분당서울대·이대·경북대·부산백병원 등과 함께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주변조직 침범 등 상태가 진행된 갑상선암 환자에서도 로봇수술을 시행했을 때 초기 갑상선암에서와 같이 좋은 수술 성적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Surgical endoscopy’ 지 온라인 판에 게재하기도 했다.
강경호 교수는 2016년 9월부터 1년간 중국 상해 교통대학 루이진병원에서 방문교수로 지내며 로봇 갑상선 수술을 전수한 바 있다. 그는 이 때 술기에 대한 중국 의료진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는 “로봇 갑상선수술 시연을 학회 차원의 행사로 마련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수술을 녹화한 동영상을 가져와 경연 방식으로 서로 견줘보는 프로그램을 마련한 학회도 있다”면서 “어떤 의사 수술 방식이 더 나은지 결정한다는 데 대해 전혀 불편해하지 않고 토론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의사들의 실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동기부여가 되는 장점이 있었다. 나 스스로도 많은 사례들을 보며 배웠다”고 덧붙였다.
학술적 교류 확대 등을 통해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계속적으로 알려나갔으면 하는 게 강 교수의 바람이다.
강 교수는 “중국은 최근 많은 발전을 거듭해 한국 못지않은 수준의 대형병원을 갖추고 있으나 그만큼 지역 간 의료격차가 커 외국 의료단체의 진출에 호의적”이라며 “로봇수술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의료서비스도 무대를 중국으로 확장하는 흐름이 계속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