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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 약가인하 드라이브...국내사 '희비'
제네릭·바이오시밀러 중심 제약사, 미국 시장 공략 호재
[ 2018년 02월 14일 20시 00분 ]
미국 정부 주도의 약가인하 정책 추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국내 제약업체들에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제약 업종의 대미 수출 규모가 작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역점을 두는 의약품의 종류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회계연도 예산안을 공개하면서, 취임 초부터 강력히 드라이브를 걸었던 미국 약가 인하 정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했다.
약가인하 대상이 오리지널, 제네릭, 바이오의약품, 바이오시밀러 등 전품목일지, 혹은 특정 품목군인지 정해진 것은 없다. 하지만 가격 경쟁을 통해 약가를 인하하고, 허가 절차 간소화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제약사들은 주력 의약품의 종류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시장에 진출하거나 진출 준비 중인 국내 제약사는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대웅제약, GC녹십자,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다.
우선, 트럼프의 약가인하 정책을 위기로 보는 제약사들은 오리지널 및 개량 신약 수출에 주력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기존 판매 의약품 가격이 재협상 시 인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 제약시장은 규모가 작고 가격 규제가 많아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제약사들이 많다"며 "국내에서 약가가 100원으로 책정됐다면, 미국에선 400~500원까지 쳐주는 경우도 있고, 시장 자체가 넓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트럼프가 약가 인하 정책을 강경하게 추진한다면 지금처럼 약가를 받을 수 없을 것으로 예측돼 위기로 생각한다"며 "미국 금리 인상 이슈까지 더해 내부에서도 관심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약가 정책 관련 변경사항이 추진되면 제약사들이 가격 협상 시 이전보다 힘들어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고가 의약품의 경우 메디케어 플랜 등급이 변경돼 변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제약사들은 트럼프 정부의 제약 정책이 기존 의약품이 맞춰져 있는 만큼 기술수출이나 신약 개발을 통해 미국시장 진출을 할 경우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트럼프의 약가 인하 정책은 기존 약의 가격을 낮추자는 것이지 치료법이 없는 ‘수요 미충족 신약’의 가격을 낮추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결국 신약개발에 집중하면서 위험부담은 줄이는 기술수출에 집중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미약품과 동아에스티는 항암제와 당뇨병치료제, 항생제 등의 후보물질을 미국 제약사에 기술 수출했고, 녹십자는 면역결핍치료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의 미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톡신 ‘나보타’의 미국 내 임상3상 시험을 끝내고 FDA 공장 실사도 마쳤다. SK케미칼은 자체 개발한 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의 허가를 받았다.
반면,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우대를 통해 약가인하를 유도하려 한다는 점에서 기회로 보는 업체들도 있다. 미국 FDA가 제네릭 심사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미국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셀트리온은 자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미국 허가를 받아 지난해 11월 2600억원 어치를 수출했다.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허가를 받은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이르면 연내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판매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판권을 현지 제약사가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트럼프 정부가 약가인하를 요구한 배경이 비싼 약값 부담이 원인인 만큼 효과는 동등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특허권과 시장독점권이 만료됐음에도 허가된 제네릭이 없는 의약품의 명단을 공개하고, 특정 분야의 제네릭 심사절차를 가속화하는 정책이 시행된다면, 제네릭 중심의 국내 제약사들에겐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보혜기자 boh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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