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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교수 임용을 둘러싼 성낙인 총장의 인사 전횡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총장에게 주어진 재량권을 남용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현직 총장의 인사권 개입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향후 학내에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법과대학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판결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서울의대 정신과학교실 H교수가 서울대학교와 성낙인 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성낙인 총장의 재량권 일탈 및 남용 등 H교수의 주장 대부분을 인정했다. 다만 위자료는 5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데일리메디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서울대학본부 인사위원회가 적법한 절차를 거친 교수 채용 안건을 논의 조차 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H교수는 서울의대 정신과학교실 법인교수 채용에 지원했고, 의과대학 인사위원회 예비심사를 거쳐 학장 추천까지 받았지만 석연찮은 이유로 2차례에 걸쳐 채용이 무산됐다.
해당 교수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지난해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일단 ‘H교수의 임용건을 인사위원회에 상정해 논의하라’는 조정결정을 내렸지만 성낙인 총장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후 양측은 법정공방을 이어갔고, 최근 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예비심사는 물론 학장 추천까지 받은 인물에 대해 성낙인 총장이 정당한 사유없이 채용을 방치한 것은 재량권 일탈 및 남용에 해당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성낙인 총장은 H교수를 교원인사위원회 심의에 부쳐 나머지 채용심사를 공정하게 받게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내부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채용심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는 성낙인 총장 측 주장에 대해서는 제대로된 조사 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자신에게 부여된 재량권을 남용해 H교수의 임용 관련 권리를 침해했다”며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H교수는 인격권 실현 가능성에 큰 타격을 입었고, 학자로서의 자존감이 심히 손상된 만큼 성낙인 총장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2016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법인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정신과학교실은 당시 정년퇴임 교수의 공백을 메울 법인교수 선발에 나섰다. 공채에는 총 14명이 원서를 접수했고, 의과대학 인사위원회 평가결과 H교수가 최고점을 받았다.
규정대로라면 총장은 의과대학 학장이 추천한 후보자를 교원인사위원회에 상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교수로 임용하게 된다.
하지만 H교수에 대한 채용 안건은 번번이 인사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성낙인 총장의 인사 개입설이 제기됐고, 급기야 소송으로 비화됐다.
자칫 묻힐 수도 있었던 이 사건은 내부고발에 의해 공론화 됐다. 당시 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였던 권준수 교수는 “총장의 명백한 직권남용”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때문에 소송 당자자는 아니더라도 모든 과정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인물이었던 만큼 이번 판결을 접하는 소회가 남다르다.
권준수 교수는 “법원이 아주 객관적인 판결을 내려줬다”며 “다른 곳도 아닌 서울대학교에서 총장의 인사 전횡이 있다는 것은 너무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과대학의 독립성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며 “정상적 절차가 아닌 권력에 의한 인사는 우리 사회에서 근절돼야 할 적폐”라고 일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