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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한 환자들이 3차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무조건 진료의뢰서를 발급하지 않는 것이 1차의료기관의 본분이 될 수도 있다."
서울시 강동구 소재 내과 A원장은 작년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로부터 여러 통의 전화를 받았다. 진료의뢰서를 떼 달라는 환자들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근에 대형병원이 있다는 이유로 환자들 중 다수는 순수 진료 목적이 아닌 진료의뢰서를 발급 받기 위해 A원장을 찾는다.
하지만 A원장은 전문가로서 본분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진료의뢰서 발급만을 요구하는 환자들의 부탁은 잘 들어주지 않는다.
이로 인해 일부 환자들이 병원에서 난동을 피우는 경우가 발생하고 상황이 다급해져 그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A원장을 비롯해 개원가에서는 진료의뢰서를 대학병원 입장권으로 여기는 환자들 때문에 고민이 적지 않다.
A원장은 “내시경 등 검사를 위해 대형병원에 가야 하니 진료의뢰서를 써달라는 환자들이 많다”라며 “하지만 검사에 필요한 기기는 우리 병원도 이미 갖추고 있다. 우리 병원에서도 시행할 수 있는 검사를 받으러 가겠다는 환자들에게 진료의뢰서를 써주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이어 “대다수 원장들이 큰 소란을 피하려고 내원한 환자들이 요구하는 대로 진료의뢰서를 발급해준다.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으로 진료의뢰서를 발급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나는 난동을 피워도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한다. 복지부에 민원 접수하라고 말해서 복지부 과장으로부터 여러 통 전화를 받았다. 심할 경우에는 경찰에 업무 방해로 신고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산부인과 B원장은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 가겠다고 진료의뢰서를 발급받으러 왔을 때 내가 거부하면 다른 곳을 찾아가서 결국은 받을 것”이라며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면서 진료의뢰서를 발급해준다”고 토로했다.
서울시 흉부외과 D원장은 “진료 없이 진료의뢰서만 달라고 하는 요구를 거부한 적이 있는데 환자가 인근 보건소에 민원을 제기했었다”라며 “보건소에서는 ‘국민 편의’가 최우선인데 왜 발급을 안해줬냐고 묻더라”라고 씁쓸함을 드러냈다.
수원시 소재 비뇨기과 C원장은 “진료도 받지 않고 ‘대학병원을 예약해놨으니 진료의뢰서를 작성해달라’고 요구하는 환자들이 있다”라며 “경증 환자는 어차피 개원의나 대학교수나 똑같이 진료하고 처방한다. 이런 경증환자까지 대형병원을 찾으면 상급의료기관의 진료가 필요한 중증환자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개원가가 고민하는 진료의뢰서 문제가 앞으로 점차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의협 김주현 대변인은 “개원가에서는 특히 진료의뢰서 때문에 곤란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진료 의뢰-회송 시범사업이 이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의협 "진료 의뢰-회송 시범사업 확대되면 개원가에도 긍정적"
복지부는 지난 2016년 5월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진료 의뢰-회송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전체 상급종합병원 및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으로 확대된 2차년도 사업 시행을 위해 공모 중이다.
복지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이 사업을 통해 경증질환 회송과 외래 회송은 각각 5배 이상 증가했다.
김 대변인은 "진료 의뢰-회송 시범사업이 추후 동네의원까지 확대되면 개원의들이 겪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진료 의뢰-회송 시범사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 개원가에도 적용될 것”이라며 “서류 작성 없이 전산 시스템 내 입력하는 방법이라 지금보다 더 간편해질 것이고 진료 의뢰-회송 시스템이 갖춰지면 개원의들의 고충이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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