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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누구에게나 저마다의 정의가 있고, 또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군가의 정의는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 ‘상식’ 안에 있을 때에야 정의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 상식 중 하나는 ‘나의 정의가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전제다.
국립중앙의료원(NMC)에는 이런 상식이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 무려 85명이 지원했다. 국립중앙의료원(NMC) 이전기획팀 업무를 위해 85명이 지원했고, 지원자 모두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결과를 기다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내려진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이와는 반대로 A씨는 복지부 감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채용 1년 후 근무평가에 따라 NMC에 최종 채용됐다. A씨는 85대1을 뚫은 ‘스페셜 one’이었다.
복지부 감사 결과는 “자신의 경력사항에 의료원장 비서로 2년간 계약직 근무한 것을 ‘NMC 의료원 주요업무 기획 및 관리’로 기재한 A씨였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심지어 A씨는 NMC가 정한 해당 경력(해당 분야 3년 이상 재직)을 채우지도 않았다. A씨가 합격했던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이는 NMC가 우대한다고 밝혔던 ‘건축학을 전공하고 공공기관 이전 업무를 담당했던 경력자’였다.
지원자 뿐만 아니라 다른 피해자도 있었다.
이전기획팀에 근무했던 B씨는 전보 발령 1시간 전에야 인사 통보를 받았다. 사전협의도 없었다. B씨는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다른 사업팀으로 발령을 받아야 했고, 그곳은 그동안 B씨의 이전 업무 혹은 경력과 전혀 무관한 곳이었다. B씨가 몸담고 있던 팀에서는 B씨를 포함한 2명에게 발령을 내고, 2명이 필요하다는 채용 요청을 했다. B씨의 입장에서는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김영란 前 대법관은 그의 저서 ‘판결을 다시 생각 한다’를 통해 ‘법의 실효성’에 대해 언급했다. 법의 실효성 악화란 ‘법이 상식에 맞지 않게 되면 현실과 법은 괴리되고, 사람들은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A씨 채용결정이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면 NMC 내규는 불특정 피해자를 양산함을 넘어 우리가 가진 상식과 괴리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서 당연히 국립중앙의료원 내부적으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 NMC 관계자는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당사자가 복지부 감사 이후에도 채용이 확정됐다”며 “직원들이 느끼는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의료원에 채용만 된다면 무슨 일을 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미 직원들의 자존감은 많이 낮아진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감사를 주도했던 복지부 감사관실은 채용비리 당사자로 지목된 이의 채용 확정에 대해 "복지부가 일일이 나서서 살펴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복지부 역할론에 선을 그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국내 의료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적지 않다. 이 곳은 국내 최대 공공의료기관이자 14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며, 연간 1300억 원의 정부예산을 집행하는 곳이다. NMC가 채용비리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이 그 위상에 걸맞게 채용과정에 있어서도 일반의 상식에 부합할 수 있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