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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백번 고민했다. 그 만큼 부담도 컸다. 추대 분위기가 무르익은 상황에서 괜한 분란을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 더욱이 친분이 두터운 상대와의 경쟁은 여간 부담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작금의 병원환경은 그의 다짐을 곧추세웠다. 회원 병원들의 경영 압박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미약하나마 보탬이 되고자 출마를 결심했다. 제39대 대한병원협회 회장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강남차병원 민응기 원장은 “지난 8년 간 병협에 몸담으며 체득한 회무경험을 오롯이 대한민국 병원 발전을 위해 쏟아 부을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민응기 원장은 병원 발전을 위한 선결과제로 생채기 가득한 직능 간 갈등의 봉합을 꼽았다. 이는 병협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기도 했다.
정부 정책에 따라 대학병원과 중소병원, 전문병원, 요양병원들이 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갈등을 빚는 작금의 상황부터 개선해야 진정한 병원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갈등 조율의 적임자’를 자신하는 배경은 그의 수려한 인생 행보와 맞닿아 있다.
봉직의로 의사 인생을 시작한 그는 개원의, 대학병원 교수, 병원장, 의료원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능과 직역을 경험했다.
개원의 시절에는 적잖은 빚을 지기도 했고, 옮겨다닌 직장도 중소병원에서 전문병원, 대학병원에 이르기까지 종별을 두루 넘나들었다.
민응기 원장은 “아는 만큼 상대를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의 체험과 경험으로 각 직역의 고충을 이해하고 아우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구상하는 병협의 또 다른 화합은 울타리 치우기다. 소위 ‘병원장들의 조직’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병원인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의사, 간호사, 약사회, 의료기사 등 병원에 종사하는 모든 직역이 다 함께 병원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병원장으로 국한된 임원자격을 부원장, 기획조정실장 등 병원 내 보직자들에게까지 확대함으로써 보다 역동적인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판단이다.
민응기 원장은 “병협이 병원장들을 위한 이익단체로 비춰져서는 발전에 한계가 있다”며 “모든 병원인과 함께 대한민국 병원 미래를 선도해 가는 듬직한 단체로 도약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할 소리는 하는 병협”
평소 조용한 업무 추진의 이미지가 강한 그이지만 현안에 대해서는 강단 있는 어조로 자신의 소신을 분명히 전했다. 병협 역시도 할 소리는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병원들의 가장 큰 고충인 간호 인력난과 관련해서는 간호조무사 활용과 간호대학 증원 등 간호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민응기 원장은 “회장에 당선된다면 간호사 수급 문제 만큼은 반드시 해결하고 싶다”며 “결국 간호사 수 확대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학전문대학원처럼 간호계에도 유사학과 편입 기회를 제공하거나 한시적이나마 해외 간호인력을 수용하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간호조무사 활용 역시 진중한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며 “충분한 교육을 받은 간호조무사에게 일정 부분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인력에 수급에 대한 소신도 피력했다. 대한의사협회는 물론 젊은의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증원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민이 편안한 환경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의사 정원을 늘리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의사 증원을 위해서는 진료량 경쟁을 벌여야 하는 작금의 수가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민응기 원장은 “의사 증원과 수가 인상을 병행해야 한다”며 “의사들의 환자수에 구애받지 않고 진료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의과대학 정원 확대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케어와 관련해서는 흑백논리를 피했다. 무조건 찬성도 무조건 반대도 아니지만 점진적 추진이 필요하다며 정중동의 입장을 표했다.
그는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에 완성을 목표로 하지만 방향성 설정만으로도 공로를 인정받을 수 있다. 조금 늦더라도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