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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발생 시 재판과정에서 병원이나 의료진들이 주장하는 위로, 공감, 유감의 표현들을 증거로 채택할 수 없도록 하는 이른바 ‘사과법’이 발의됐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의료사고 발생 시 병원이나 의사들의 위로, 공감, 유감 등의 표현들을 재판과정에서 사고 책임에 대한 증거로 할 수 없도록 하는 환자안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환자안전법 제4조의2(환자안전사고의 공개 및 설명)에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피해자와 보호자에게 환자안전사고의 내용을 공개하고 경위를 알리는 등 환자안전사고에 관한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신설했다.
또 위로, 공감, 유감의 표현 등은 민사상·형사상 재판, 행정처분 및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의료분쟁 또는 중재의 과정에서 증거로 할 수 없다는 규정도 담았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을 비롯한 대부분의 의료기관은 최대한 사건을 숨기면서 환자 및 그 가족들과의 만남을 회피하려 한다. 환자 측에서는 이러한 태도로 인해 더 큰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01년 미국 미시간대학병원에서는 의료사고 발생 시 자신들의 실수나 잘못을 즉각 공개하고 환자에게 사과하며, 병원 쪽에서 보상금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진실 말하기’(disclosure)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도입 시점과 6년이 지난 2007년을 비교한 결과, 연간 의료분쟁 건수가 262건에서 83건으로 65%가 감소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전역에 화제가 됐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연방 상원의원 시절인 2005년 ‘의사를 비롯한 의료진이나 환자나 가족에 대하여 행한 어떠한 형태의 사과나 후회의 표현도 법적 책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는 취지의 법안을 함께 발의한 적이 있다.
비록 통과되지는 못했지만 그 영향은 적지 않았다. 하버드대, 존스홉킨스대, 스탠퍼드대를 비롯한 수많은 미국 대학병원들이 이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비슷한 성공을 거뒀다.
이번 개정안의 취지는 미국 사례와 유사하게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과실 여부가 불분명할 때는 물론이고 과실을 인지한 상황에서도 일단 모든 것을 부인하는 방어적 태도를 버리게 해서 환자 측에게 ‘진실’을 밝히게끔 하는 것이다.
김상훈 의원은 “사소한 의료사고라도 경험해 본 사람이면 누구나 이해하겠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환자나 가족들이 가장 간절히 원하는 것은 ‘진심어린 사과’와 ‘설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의료기관과 환자 간 소통을 통해 의료분쟁 단계로 넘어가기 전(前) 원만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