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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경희대에 의료기기 특허권 기부한 의대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조대진 “나눔과 기부문화 더 활성화되길 바래”
[ 2019년 04월 29일 11시 55분 ]

[데일리메디 김민수 기자] 개인적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상용화에 성공한 의료기기 국내외 특허권을 모교에 이전한 서울 소재 대학병원 교수의 사례가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30일 강동경희대병원에 따르면 조대진 신경외과 교수가 본인이 직접 개발한 의료기기 ‘척추체간 케이지’의 미국·중국 특허권을 경희대학교에 기부했다.

앞서 조 교수[사진 右]는 해당 제품의 국내 특허권을 경희대학교에 기부한 바 있다.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조 교수는 척추체간 케이지 개발 과정을 비롯해 국내 의료기기 산업 육성을 위한 아낌없는 조언을 건넸다.

그는 “신경외과 수술 중 하나인 추체간 유합술을 하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며 “사용해 본 의료진마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이어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추체간 유합술은 퇴행성 척추질환 수술에서 디스크를 제거해 그 자리에 ‘케이지’와 같은 인공 디스크를 삽입해 뼈가 붙도록 하는 수술법이다.

기존 케이지의 경우 전방용, 후방용, 측방용으로 구분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 부위에 따라 적용이 번거로운 단점이 있었다.

조대진 교수가 개발한 케이지[사진 左]의 경우 하나의 제품을 척추의 정면, 후면, 측면 방향에서 자유롭게 장착이 가능해 의료진의 시술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다.

조 교수는 “추체간 유합술에 사용되는 소모품을 덜 사용하므로 환자 입장에서는 의료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외국계 기업에서 조 교수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자체적으로 일체형 케이지를 개발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외국에 뺏기는 것보다 국산화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상용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대부분의 국내 제조사들이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다 보니 신제품 개발 투자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조 교수는 “손익 계산만 따지거나, 아이디어만 이용하려는 업체가 적지 않았다”며 “다행히 토종기업 중 메디세이에서 관심을 보여와 상용화에 성공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나누고, 베풀라는 아버지의 철학 지키려 노력”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조대진 교수는 모교에 특허권 기부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아버지의 철학을 손꼽았다.

조 교수는 “항상 나보다 더 힘든 상황과 위치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위해 갖고 있는 것을 나누고, 베풀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아왔다”며 “나 혼자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삶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기부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누군가 더 많이 취하면 반드시 그만큼 손해를 보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며 “조그마한 기부 활동이 하나 둘씩 쌓이게 되면 더 큰 행복으로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 발전에 필요한 점에 대해서는 의학자와 산업계를 연계할 수 있는 펀딩이 조성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교수는 “외국과 비교했을 때 진료비, 장비값 등이 너무 낮게 책정돼 있어 산업이 성장할 수 없다”며 “의료계, 의료기기 업계 모두가 ‘먹고 살기’ 바쁜데 어떻게 신제품 개발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 의료기기 산업 생태계가 자생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의학자의 아이디어와 산업계의 열정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 충분히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m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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