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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의사노조 결성에 대해 대학병원 교수들 사이에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이하 전의교협)는 오는 5월31일 춘계세미나를 개최해 의사노조에 대해 논의한다. 현재 의사노조는 동남권원자력병원과 중앙보훈병원, 아주대병원 세 곳에서 구성됐으며 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의회도 노조 구성을 추진 중이다. 전의교협 권성택 신임 회장은 의사노조 설립에 상당히 긍정적인 입장이다. 권 회장은 “지금은 의사들이 병원에 어떤 제안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의사노조는 이를 가능토록 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편집자주]
전의교협이 의사노조에 대해 중론을 모아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미나에서 의사노조를 주제로 선정하면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권성택 전의교협 회장이 생각하는 의사노조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교섭권이다.
특히 사립대병원 소속 교수가 병원이나 재단 측에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노조를 통해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권 회장은 “현재의 의료상황을 보면 교수들이 마땅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 사립대병원은 말할 것도 없고 공공병원에서도 의사들이 병원이나 재단에 목소리를 전하는 게 쉽지 않다”며 “얘기를 전하더라도 어떤 효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헌법에서 보장하는 노조라면 이야기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대학병원 교수들의 단결권을 인정하지 않은 교원노조법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내년 3월까지 교수도 노조 설립이 가능할 수 있도록 추가 입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권 회장은 “어느 사립대병원에서 노조가 아닌 곳과 단체교섭을 하겠나”라며 “지금은 의사노조가 병원노조에 들어갈 수 없다. 하지만 교수노조가 인정된다면 병원노조에 교수도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이에 이번 춘계세미나에서도 아주대병원 교수를 초빙해 의사노조 관련해 현황을 발표하고 중앙보훈병원 노조위원장도 강의를 한다”고 설명했다.
대형병원 쏠림 방지와도 얽혀 있는 교섭권
전의교협은 그동안 수차례 대형병원 쏠림현상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왔다. 지금처럼 대학병원의 경증질환 진료가 이어지면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권 회장은 “대형병원 쏠림현상 문제도 노조와도 관련 있다. 지금은 각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나 전의교협이 성명을 발표할 뿐이지만 교섭권을 갖고 있다면 ‘서울대병원은 경증질환을 보지 말라’는 의견을 병원 측에 전달할 수 있다”며 “이런 요구를 하기 위해서는 노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대해 대학병원 교수들의 중론을 모아야겠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쏠림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대형병원 쏠림현상은 지양돼야 한다는 의견의 일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노조의 이미지에 대해서도 분명 인정했다. 하지만, 교섭권을 얻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는 주장이다.
권 회장은 “교수노조가 구성되고 민주노총, 한국노총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교수들도 상당히 많다”며 “그러나 지금은 교수들의 의견이 너무도 병원이나 재단에 전달되지 않는 상황이다. 울며 겨자 먹기 식이라도 의사노조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정책 결정에 있어 교수들 입장 제외”
한편 권 회장은 대한의사협회의 전의교협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최대집 회장이 의협회장 선거 후보시절 교수들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권 회장은 “의협이 전의교협과 관계 설정을 전혀 잘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전의교협이 힘은 보태는데 의사결정에서는 제외돼 있다”며 “의협 내부에 전의교협의 지분을 높이는 것에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고 지적했다.
전의교협은 의협과 공조가 필요할 것은 공조하되 사안에 따라 다른 입장을 낼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권 회장은 “의협과 굳이 각을 세울 필요는 없지만 무조건 같이 갈 필요도 없다”며 “사안에 따라 같이 행동하기도 다르게 행동하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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