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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요즘 의대생들 사이에서는 소위 딴짓이 대세다. 서울의대에서는 금년 8월 학기부터 창업과목을 최초로 의대 정규교육과정에 개설했다. 의대생 대표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와 의사 전용 SNS 메디스태프 등에서는 최근 AI 프로그래머, 유튜버, 작가 등 병원 밖에서 활약하는 의사들을 초빙해 강연을 열고 있다. 의대생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메디컬매버릭스는 설립부터 임상 이외 진로를 생각하는 의대생들이 고민과 정보를 나누기 위해 만들어졌다. 소위 의대생들의 딴짓을 위해 만들어진 메디컬매버릭스 김요섭 부회장은 졸업 전부터 명함이 3개다. 카이스트 공대 졸업 후 연세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그는 현재 헬스트레이너이자 운동관리 스타트업 핏케어 및 메디컬매버릭스 공동 창업자 명함을 갖고 있다. 병원 밖 일상에서 약물치료 이외의 운동요법에 주목하는 그에게 체계적인 딴짓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김요섭 학생, 혹은 트레이너 겸 창업자의 의대 밖 이력들을 한데 묶는 키워드는 ‘운동’이다.
운동에 대한 김요섭 학생의 관심은 연세대 의전원에 입학하기 전부터 시작됐다. 나아가 김요섭 학생은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부터 운동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20대 초반 과체중이었던 시절 관절염, 호흡곤란으로 고생하곤 했다. 병원에서는 운동을 하라고 권유했지만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 혼란스러웠다. 그러던 와중 입대를 하게 됐고 체중을 줄이게 되면서 운동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확실하게 체감했다. 이후 의대에 입학해서 운동 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사업을 시작해보자고 마음먹었고 입학하자마자 운동동아리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후 운동동아리 활동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학술소모임 ARMS, 운동관리 앱 스타트업 핏케어, 비임상 진로를 위한 의대생 단체 메디컬매버릭스로 나눠져 활발히 이어졌다.
과학적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운동과 식단 관리, 잘못된 건강상식 교정 등을 제시하고자 설립된 ARMS는 지난 8월 국회에서 올바른 건강정보 확립을 위한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같은 달 메디컬매버릭스는 첫 진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핏케어는 지난 9월 바이오·의료·헬스케어 관련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서울의대가 공동 주최한 디캠프 데모데이 본선 무대에 올라 기업 서비스를 선보였다.
핏케어는 근력 운동 자동 기록 디바이스와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해주는 모바일 헬스케어 앱을 개발했다.
"병원 밖 일상에서의 딴짓과 의료서비스 접목"
김요섭 공동대표는 “헬스장 락커키에 NFC 기능을 접목해 운동기구 스마트핀에 대면 운동량 등의 데이터가 자동으로 저장돼 운동 이력을 손쉽게 기록, 관리할 수 있다. 근력 향상정도 등 건강검진과 운동이력 데이터를 결합해 운동으로 인한 건강 개선 정도를 수치화할 수도 있으며 이를 통해 최적의 운동법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핏케어 개발 디바이스와 앱 기능을 설명했다.
의료시스템 상 의사는 수술이나 중증질환자 재활에 관여하기에 기능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증환자들을 위한 서비스가 현재 부재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관절 주변 근육을 발달시켜 관절염을 예방하고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운동을 지도하는 다수 헬스트레이너들은 전문지식이 부족하기에 이에 대해 자신있기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트레이너에게 환자의 운동 지도에 대해 모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의사들이 처방, 권유하는 운동을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 핏케어 서비스의 목표”라고 말했다.
헬스트레이너 일을 하는 이유 또한 핏케어 서비스 목표와 관련된다. 운동 관리 및 지도 생태계를 파악하고 기존의 방식을 배워 효율적인 운동 관리 및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헬스트레이닝과 의학 접목은 최근 일본에서는 메디컬 피트니스라는 이름으로 트렌드화되고 있다.
의료기관이 제공하는 운동요법, 혹은 의료적 요소를 접목한 체력 단련을 뜻하는 메디컬 피트니스는 경증 환자나 고령자의 건강 상태와 체력에 맞춰 전문적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일본 정책 당국은 메디컬 피트니스가 간병을 줄여 의료재정 절감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생활습관의학전문의 제도를 통해 금연, 다이어트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드는 것을 돕는 의료인을 양성하고 있는데 김요섭 학생이 주력하는 운동관리 영역도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운동관리를 위해 의전원에 들어온 김요섭 학생이 창업 휴학을 내고 의대 밖에서 활동하는 이유는 의대에서 배우는 생리학, 생물학, 해부학 등 핵심 과목들은 대부분 큰 범위에서 접근하지 질병별 영양관리, 운동자세 등 디테일한 것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레지던트 일 등으로 바쁘지 않은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반면, 김요섭 부회장은 의대 졸업 후 레지던트, 전문의 활동을 하더라도 운동관리 사업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러면서 그는 “평생 공부하고 연구하는 자세는 기본”이라며 학업에 대한 의지 또한 확고했다.
“미래 의료를 주도할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여러 단체들과 소통하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고 싶다”는 그의 병원 밖 일상 의료를 탐구하는 행보가 기대된다. |
